[앵커]
어젯(24일)밤 서울은 21일 동안 이어진 열대야에서 탈출했습니다. 중부지방은 오늘밤 비가 오면서 폭염 걱정은 한숨 돌리게 됐지요. 하지만 남부지방 사정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할 저수지가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죽어있는 물고기가 눈에 띕니다.
40여일 동안 비다운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계속되면서 저수지를 채웠던 18만톤의 물이 모두 사라진 겁니다.
7월 중순 80%대였던 전국 저수지의 저수율은 한달 만에 50%대로 떨어졌는데 전남, 그중에서도 섬 지역 사정은 훨씬 심각합니다.
[조광호/전남 신안군 압해읍사무소 : 일주일 전만 해도 (저수율이) 20-30% 정도 됐는데 지금은 12-13%, 아예 저수지가 거의 고갈됐어요.]
농작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추 등 밭작물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 채 말라 죽고,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벼도 줄기가 말라 낟알이 생기지 못했습니다.
과수원의 배도 평소의 절반 크기입니다.
전남에서만 1만8백ha의 논과 밭이 가뭄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석훈/농민 : 포강(늪)이나 관정(우물)의 물을 다 대고, 농민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놓은 거예요. 바라는 것은 하늘에서 비 오는 것밖에…]
하지만 9월 초순까지는 충분한 비 예보도 없어 농가 시름은 커져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