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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유쾌? 불쾌?…'애견 해수욕장' 엇갈린 시선

입력 2016-08-0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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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해수욕장. 천만 애견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휴가지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인식의 차이가 클수록 한숨씩 고르고 들어주고 노력하면 좋을텐데 성숙한 애견문화도 동물에 대한 의식수준도 각자 제자리입니다. 결국 반려견들에게 1년에 45일, 백미터 남짓의 해변을 허락해주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강원도 양양에 있는 해변입니다. 특히 이 곳은 국내에서 유일한 개 전용 해수욕장인데요, 소위 '멍비치'로 불리는 곳입니다.

해수욕장 입구 한 쪽에 보시면 개 전용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 그 맞은 편에서는 개를 씻길 수 있는 샤워장도 마련돼 있는데요.

해수욕장 안쪽으로 들어가서 좀 더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강아지 무리가 모래사장을 아장아장 걸어다닙니다. 물 속을 거침없이 헤엄치는 반려견도 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은 지난 주에만 약 4000명. 이들과 함께 2000여 마리의 반려견이 다녀갔습니다.

[최원선/경기 용인시 서촌동 : 여기로 (올해만) 두 번 왔어요.]

[함승현/서울 대치동 : 해수욕장이 다 폐장되면 빈 해변에서 강아지랑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여기서는) 신경 안 쓸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청결을 위해 해수욕장 곳곳에 반려견용 배변봉투를 비치해놓고, 사료와 개용품도 나눠줍니다.

실제로 멍비치로 이용되는 구간은 전체 광해해변 가운데 약 100m 정도입니다.

경계선을 보시면 이렇게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고요.

약간의 완충지대가 있고, 그 뒤에는 일반인 해수욕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계선 안팎의 분위기는 많이 다릅니다.

선 바깥에서는 반려견 해수욕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습니다.

[인근 상인 : 예약했던 손님이 하루만 묵고 갔어요. 강아지들이 와 있으니깐 바람이 불어오는 이쪽으로 털이 넘어온다고요.]

인근 장애인 해수욕장 입구에도 반려견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선명합니다.

[장애인 해수욕장 관계자 : 장애를 갖고 있다 보면 작은 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한테는 (옆에 반려견 해수욕장이 생긴 게) 좋을 리가 없죠.]

법적으로는 국립공원과 도립·군립 공원 내 해수욕장에서만 반려 동물의 출입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법여부를 떠나 지역주민이나 다른 이용객들과의 마찰은 존재합니다.

실제로 마찰 끝에 문을 닫은 선례도 있습니다.

이곳은 강원도 강릉의 사근진 해수욕장입니다. 저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곳이 국내 최초의 애견 전용해수욕장이 있었던 곳이기 때문인데요.

제 옆에 보시면 '애견바다'라고 적혀있는 당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파라솔도 보입니다.

2013년도에 개장한 이곳은 당시 주민들의 반대로 46일 간 영업 후 문을 닫았습니다.

[인근 주민 : 돌아다니면서 똥오줌 다 구석구석 싸는 게 그래서 저희가 반대했어요.]

결국 지금은 이름을 바꿔 일반 해수욕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해수욕장이 홍역을 치르는 동안, 인근 경포 해수욕장에까지 반려견 출입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권오철/경포번영회 감사 : 경포 해수욕장은 (개 출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근처에 애견 해수욕장이 생기면서 인근 해변에서 피해를 봤다고 얘기를 하는 바람에…]

이같은 논란은 SNS상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반려견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 애견인 사진 한장 때문에 소동이 벌어진 겁니다.

"민폐"라는 비판과 "애견인도 권리가 있다"는 반박이 쏟아졌습니다.

다만 반려견 휴가시설을 유치하고 싶어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김전수/사근진해수욕장 위원장 : 우리는 사람이 많이 와야 먹고살잖아요. (개 동반 해수욕장이라도) 유치를 하면은 주민에게는 소득적으로 낫죠.]

지역주민들과 공존하려는 업체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천의철/멍비치 대표 : 이익금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부분, 지역 주민에게 긍정적인 쪽으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펜션 내 계곡에서 반려견이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모습, 유쾌하신가요 아니면 불쾌하신가요.

휴가철을 맞아 전국에 휴가지에서는 반려견의 바캉스를 놓고 이 두 가지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주민들의 생활권과 애견인들의 휴가권을 놓고 접점을 찾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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