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뇌전증을 앓고 있는데도, 지난달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운전자의 질병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포함해서 면허 관리가 거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해운대 교통사고 운전자 김모 씨는 지난해 말 뇌전증 진단을 받고 하루에 두 번씩 약을 먹어 왔습니다.
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운전 중 발작 가능성이 있어 정밀 심사가 필요하지만 김 씨는 지난달 간단한 신체검사만 받고 1종 보통면허를 갱신했습니다.
뇌전증과 치매, 조현병 등은 본인이 알아서 신고하게 돼 있어 안 하면 그만입니다.
운전 중 저혈당 쇼크로 사고 가능성이 있는 당뇨병은 신고 대상에 빠져 있습니다.
택시 운행이 가능한 2종 보통면허는 신고 절차 자체가 없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 2종은 20세 때 대학 다니면서 면허 취득하면 현재 법상으로 70세까지 아무런 시력 검사조차도 할 게 없고요.]
선진국은 운전면허 갱신이 까다롭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운전자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의사나 친지 등 3자가 신고할 수 있고, 독일과 프랑스는 상습 법규 위반이나 음주운전 등 고위험 운전자에 대해 특별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뇌전증 환자의 운전면허 갱신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