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성희롱 가해자와 한 교실서…" 피해 학생들 만나보니

입력 2016-06-17 09:1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고려대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학교 측이 특별대책위를 구성해서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 하지만 피해 여학생들을 배려하는 조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정식 기자가 피해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어렵게 카메라 앞에 선 피해 여학생들은 충격적인 말부터 꺼냈습니다.

[피해학생 A : (방금) 가해자랑 같은 교실에서 (기말고사) 시험보고 왔어요.]

[피해학생 B : 나는 가해자 있는 시험은 다음 주 월요일에 있는데….]

아직 피해-가해학생 간 분리도 안 된 겁니다.

학교의 대응은 사건이 불거진 초기부터 실망스러웠습니다.

[피해학생 A : (처음 찾아간) 양성평등센터에서는 외부로 공론화시키지 않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하더라고요.]

인터뷰 직전 총장의 사과와 특별대책위 구성 방침이 나왔지만 정작 피해학생 면담조차 없었습니다.

[피해학생 B : 피해자 의견을 많이 들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사실 (특별대책팀이) 뭐하는 팀인지 저희도 아는 바가 없어요.]

학생회 주관으로 열린 피해-가해학생 회의에서 가해학생들은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전했습니다.

[피해학생 A : (가해자들이) 이게 왜 성희롱이냐면서 대자보에 우리 실명 나오면 명예훼손 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결국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울먹입니다.

[피해학생 C : 그 내용 다 봤고요. 다 외울 지경이고. 관련 단어만 들어도 그 문장이 빠짐없이 다 생각이 나요. 울컥해서 운 적도 있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돼요. 솔직히 저희가 요즘 어떤 상태인지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가해학생들은 최근 사과 대자보를 붙였지만 아직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관련기사

고대 '카톡방 성폭력' 학생들 "모두 인정…징계 달게 받겠다" "지하철 도촬 성공"…고대생들 카톡방서 상습 성희롱 논란[팩트체크] 단톡방 '우리끼리 음담패설' 괜찮은 건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