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실 그동안 여성을 노린 강력범죄는 수도 없이 발생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추모 열기로 이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번 사건을 '내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두려움과 불안을 박창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 사람에게서 도망 쳐야겠다. 누구도 날 도와줄 수 없을 것 같고… 틈새, 건물 틈새에 숨어 있었어요.]
[너무 겁이 나서 가만히 있었어요. 벌벌 떨면서. 소리도 지를 수가 없고 화장실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었어요.]
공포의 순간, 여성들은 대부분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길에서 말 건 남자가 화를 내도.
[고함을 저한테 지를 때 온 몸 세포가 녹아내리는 기분… 여기서 끌려갈 수 있겠다. 죽을 수도 있겠다….]
화장실에서 괴한이 나타나도.
[(옆 칸) 변기를 밟고 올라서서 고개를 집어 넣어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저랑 눈이 마주치니까….]
아무 항의도 저항도 못했습니다.
자존감에 깊은 상처가 났고.
[저항하지 못하고… 너무 너무 바보 같이 행동하는 제 자신이 너무 무력하게 느껴졌고….]
이후 끊임없이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실제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의 97%는 남성이고 범행 동기의 절반 가까이는 자기 과시나 스트레스 해소였습니다.
반면 강력범죄 피해자의 85%는 여성이었습니다.
[박봉정숙 상임대표/한국여성민우회 : 남녀 갈등 구도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얼마나 공포와 불안과 위협을 느끼는지 (알아주셨으면…)]
[원래도 밤에 다니는 것도 무서웠는데]
[아 나도 저렇게 당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