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는 군 병원의 허술한 대처 때문에 평생 장애를 안게 된 한 신병의 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훈련을 하다 무릎을 다쳤고, 하지만 국군수도병원에서 제대로 진단도 받지 못한 채로 몇개월을 그냥 보냈습니다.
박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자대를 배치받은 홍인표 일병. 유격 훈련을 하다 무릎을 다칩니다.
당시 군의관의 진단은 흔히 삐었다고 말하는, 단순 염좌였습니다.
홍 일병은 바로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통증은 줄지 않았습니다.
[홍인표/일병 : 다리 색깔이 왜 이러냐. 왜 이렇게 부어 있는지. 이거 입원해야 될 것 같다고. 정상적인 다리가 아니라고.]
결국 한 달 반 만에 다시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때 내려진 병명은 '상세 불명의 무릎 통증'이었습니다.
[홍 일병 어머니 : 수도병원을 저는 처음 입원했다고 해서 아 우리나라의 군 최고 병원,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떤 조치가 전혀 없는 거예요.]
차도는 없었고 두 달여가 더 흘렀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부모가 지난 1월 홍 일병을 민간 대형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결과는 CRPS,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었습니다.
외상으로 신경이 손상돼 극심한 통증을 겪게 되는 질환입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국군 수도병원에는 이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장비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종범 교수/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 군 병원에서는 증상이 있어도 확실하지 않으면 확진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진단을 늦어지게 하고, 치료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또다른 전문의도 허술한 초기 대처가 병을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통증 시술을 했고 민간병원 진료비를 지원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홍 일병은 지난 7일 배와 엉덩이에 통증을 줄이는 신경자극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