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가 전남 고흥의 소록도에 한센인을 강제 수용하기 시작한지가 올해로 꼭 100년이 됐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함께 천형의 땅으로 버림받았던 소록도. 최근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합니다.
정진명 기자가 소록도를 다녀왔습니다.
[기자]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소록도.
일제강점기인 1916년 한센인 관리를 위해 자혜의원을 세운 뒤 섬 전체가 병원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말이 병원이지 한센인들은 노역과 감금, 강제 불임수술 등 오랜 아픔의 세월을 견뎌야 했습니다.
[강선봉/한센인 : 강제격리 수용이니까 이건 죄인 아닌 죄인 취급하고 인권이라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어요.]
광복 후 강제 수용은 풀렸지만 전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피해 숨어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1984년 교황의 소록도 방문을 계기로 편견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부 지원도 늘었고 자원봉사자와 관광객 등 해마다 30만명이 찾고 있습니다.
[김한영/자원봉사자 : 자기도 힘드실 텐데 오히려 주위 계신 분들을 더 도와주라고 가보라고 하시는 모습 보면서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전라남도는 개원 100년을 맞은 소록도 병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고흥군도 40여년 동안 한센인을 돌본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