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이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 중에서 최초로 이 법 시행령에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임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것은 테러방지법 시행령 제18조입니다.
테러가 발생하면 대테러센터 아래 테러대책본부가 꾸려지는데 테러대책본부장이 군사시설 이외의 장소에도 군 특공대를 출동시킬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장·차관급인 테러대책본부장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승인 없이 군을 움직이는 게 헌법에 어긋난다는 게 인권위의 지적입니다.
예컨대 도심의 영화관이나 광장에서 테러 움직임이 있을 경우 국내 테러본부장인 경찰청장의 요청으로 특공대가 투입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부기관인 국가인권위가 테러방지법 관련 법령에 위헌 소지를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인권위는 테러본부에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인권보호관에 실질적인 조사권이 없는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인권보호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독소조항 폐지를 주장한 기자회견도 잇따랐습니다.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 : 국정원의 권한은 더욱 확대한 반면 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장치는 물론 인권침해를 줄이기 위한 어떠한 규정도 (없습니다.)]
국무조정실은 대테러 특공대를 군과 별개의 조직으로 봐야 한다고 하면서도, 국가인권위의 지적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