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단독 보도인데요, 3천여쌍의 난임부부들에게 전국 전문병원들이 보관중인 배아를 폐기하겠다고 갑자기 통보를 했습니다. 시험관 시술로 임신에 성공해도 남은 수정란을 둘째나 셋째 임신을 위해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사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병원들이 왜 이런 일방적인 폐기 통보를 한건지, 구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몇 년 전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가진 뒤 최근 둘째를 준비하던 김모씨.
지난 주 금요일 병원으로부터 보관중인 배아를 폐기하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모 씨/2011년 배아보관(음성변조) : 둘째 계획을 가지고 5월부터 시작을 하려는 중에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고… 그럼 나는 이제 더 이상 아기를 못 낳는 건가. 이제 둘째는 꿈도 못 꾸는 거죠.]
한 주 전 질병관리본부는 난임병원 16곳에 환자 동의 없이 보관중인 배아를 폐기하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생명윤리법상 배아는 당사자가 원하면 최장 5년까지 보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년씩 보관 기간을 갱신해 오던 몇몇 병원들이 중간동의 절차를 빠뜨렸다 제재를 받게되자 일방적으로 폐기 통보를 한 겁니다.
[A씨/2012년 배아보관(음성변조) : 간호사분들이 지금은 동의서를 보내지 않아도 5년 동안 폐기되지 않고 자동으로 연장이 된다고 말씀을 하지 않았냐. 관행상 그렇게 해왔다는 거죠.]
반발이 거세지자 일부 병원에선 전면 폐기 방침은 일단 보류했지만 어제(25일)까지 연락이 닿지 않은 부모의 배아는 오늘까지 폐기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