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잣말로 욕을 하는 건 모욕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같은 말도 상황에 따라 모욕죄 여부가 달라진다는 건데요.
어떤 경우에 모욕죄가 인정되는지 김지아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45살 이모 씨는 재작년 6월 요금문제로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늦게 도착하자 혼잣말처럼 욕을 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이 씨에게 1, 2심은 모두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모욕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가리키지 않은 채 단순히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모욕죄 인정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선 상대방을 구체적으로 가리켜야 합니다.
실제로 대학생 유모 씨는 인터넷 채팅방에서 특정 아이디를 가리키며 욕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또,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큼 경멸적인 말이어야 합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 특정 대학교를 거론하며 "고등학생 이해력보다 못하다"는 글을 게시한 40대 남성이 벌금형에 처해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욕설 등 말이 아닌 공공장소에서 모욕적인 행동을 해도 모욕죄로 인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