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저희들이 준비한 내용을 보도해드립니다. 이 내용들은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저희 JTBC에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세상에 내놓을 수 없었던 내용들입니다. 모두 3가지 내용인데요. 그 중의 첫 번째입니다.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바다에서 건져 낸 아이들의 휴대폰 70여 개를 석달에 걸쳐 복구했습니다. 먼 길을 떠난 아이의 마지막 기록이 담겨 있는 이 휴대폰 복원 기록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겠지요. 학부모님들은 저희 JTBC에 이 복원 내용 일체를 처음으로 공개해주셨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까지도 구조될 것이란 희망의 글들이 담겨 있어서 더 마음이 아프고, 또 무겁습니다.
박성훈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숨진 아이들의 호주머니에서, 함께 발견된 가방에서, 하늘로 떠난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소중하게 간직했을 휴대폰.
바다에서 건져 낸 희생 학생들의 휴대폰은 70대였습니다.
녹슬고 깨졌지만 이 휴대폰의 담겼을 기록들을 학부모들은 석달 동안 복원해왔습니다.
우리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담고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쏠린 직후 아이들과 선생님이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묻습니다.
[얘들아~ 움직이지 말고있어]
[다들 괜찮니?]
[배 쏠렸다고]
[선생님 괜찮으세요?? 조끼 입으셨나요?]
당시만 해도 아이들은 앞으로 자신들에게 닥칠 거대한 위험을 알지 못했습니다.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농담 섞인 문자를 주고 받습니다.
[나 죽는거임? ㅋㅋ]
[어린나이에 빨리 죽게 생겼네]
[나 죽으면 진심 장례식에서 울어줄꺼지?]
해경 헬리콥터가 등장하고 배 밖에 구조정이 도착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 아이들은 두려운 마음에 친구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고 계속해서 메시지를 남깁니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걸 수도 있겠다]
[수학여행 가고 있는데 배가 많이 기울었어요. 기도해주세요]
[누나, 기도해줘 나 죽을 것 같애]
배가 70도까지 기울었을 때, 아이들은 바다에 빠져야 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일단 바다에 빠져야대 진짜 장난안치고. 나중에 저나할게 바다에 빠져야대]
직접 인터넷에서 사고를 검색해보기도 합니다.
[아빠 네이버, 진도부근 배침몰중. 뉴스ㄱㄱ]
[인터넷 방문기록, 진도 해상서 250.… : 네이버 뉴스]
[진짜로 괜찮은거맞아? 지금 뉴스떴구만 무슨 아니긴 뭐가 아니야]
배 안에서 바깥의 보도와 대응 상황까지 보고 있던 아이들, 자신들을 책임져야 할 선장이 탈출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 채 구조될 것이라고만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걱정하는 부모님을 안심시키는 모습까지,
[엄마야 구조되는대로 전나해줘 조심하고]
[걱정마 그대신 캐리어랑 카메라 못건질수도 있다고]
[아빠 지금 인터넷에 세월호치면 우리 상황 나와 딸 무사할꺼니까 걱정마시고 사랑해 ♥♥♥]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헬기 소리가 들려도 구조대원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움직이지 말라는 지시만 들릴 뿐.
[헬기 떳다네. 제발 다 구조되서 돌아와]
[뜰 수 있는거 뭐라도 잡아. 움직이지 말래]
[너무 심하게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어. 더 위험해 움직이면 아빠]
그리고, 오전 10시 17분, 세월호 안에서 마지막 메시지가 전송됩니다.
[지금 더 기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