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0대 노모와 함께 살던 노인이 생계 급여 문제로 고민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환갑을 넘긴 이 아들은 숨지기 전날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엄마를 두고 떠나야 해서 미안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윤정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일 밤. 61살 김모 씨는 평소 다른 방에서 자던 90대 노모를 불러 함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김씨 어머니 : 손을 꼭 잡고는 "엄마 미안해, 내가 엄마를 두고 가야돼" 그러더니 잠 자는 약 있잖아요. 그걸 갖다가 다 먹더라고요. 내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음 날 아침, 김씨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몇 년 동안 직장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렸고, 대장암과 우울증까지 앓았습니다.
또 사망 이틀 전부터는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등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에서 입원 치료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이웃 주민 : 희망이 없다는 거야, 소망이 없다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죽고 싶다는 말을 두 번 하더라고 어저께.]
이웃들은 김씨와 어머니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를 받아왔지만, 최근 "자식들이 다 커서 지원이 끊겼다"는 말을 하며 힘들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웃 주민 : 손자가 150만 원 받고 손녀가 2백 얼마 받는데 그래서 할머니하고 자기하고 돈 나왔던 게 다 끊겼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돈이 없다고.]
극심한 생활고가 또 한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