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후 8개월 된 딸을 죽게 한 엄마가 재판에 넘겨졌는데, 법원은 이 엄마를 집행유예로 풀어줬습니다.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얼마나 무서운 질환일까요?
박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3월, 영아 유기 치사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김모씨.
생후 8개월된 딸을 자신도 모르게 발로 여러 번 찼고 38시간이나 방치해 죽게 했습니다.
딸 출산 직후 무기력증에 빠지더니 급기야는 자기 통제가 안 되는 상태에까지 이른 겁니다.
[김모씨/피고인 : 아기 태어나면서부터 (우울증이) 계속 심각해졌어요. 치료를 못 받고 있다가 (우울증이) 더 심해졌어요.]
김 씨는 남편도 몰라볼 정도로 돌변했습니다.
[손모씨 : 남편 입장에서 보았을 때 (산후 우울증 이후 아내가) 180도 달라졌어요.]
산후우울증.
출산 직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 때문에 생기는 정신 질환으로 증상이 일반 우울증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법원도 이런 점을 인정해 김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실형을 내리지 않은 겁니다.
[정양훈/변호사 : (산후우울증을 겪으면서 변화된) 태도나 산모의 상태를 자세히주장했고 재판부도 이를 정상참작했다는 사례가…]
지난해 4월 생후 4개월 자식을 죽게 만든 어머니에게 기소 유예처분이 내려졌고, 최근에도 두 차례나 너그러운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산후 우울증으로 인한 범죄에 관대한 판결이 잇따르는 상황.
산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