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도시 빈민 우울한 삶…60대 가장, 죽어서도 버림받아

입력 2012-10-24 12:25 수정 2012-10-24 12: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한 60대 남성이 구청 건물에서 몸을 던져 숨졌습니다.

직계 가족들도 시신 수습을 않고 있는 상황인데 도시 빈민의 우울한 삶의 단면을 유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제(22일) 오전 10시 50분쯤 64살 김모 씨가 서울 은평구청 건물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습니다.

김씨가 지니고 있던 가방에서는 "살기 힘들다. 자식들이 나 없이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습니다.

숨진 김씨는 뇌경색을 앓아 오른손이 불편한 데다 가정 불화로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6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월 40만원 정도를 받아 생활해왔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 잠시 취업을 한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이 사실이 적발돼 지원금 250만원을 토해내야 했던 것입니다.

[은평구청 관계자 : 경비원이나 이런 것, 일용 근로를 하는 회사에 등록이 돼서 7개월 정도 일을 하셨나봐요.]

월세 5만원의 단칸방에 사는 그는 갚아야 할 돈이 늘 부담스러웠습니다.

[서울 응암2동주민센터 관계자 : 의자 하나에 앉으셔서 텔레비전만 보고 냉장고 안에도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월세, 전기세도 제대로 못내며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

결국 김씨는 삶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도시 빈민의 처지는 숨진 뒤에도 씁쓸했습니다.

빚이 있는 그의 사후를 챙기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이었습니다.

[김씨 집 주인 : 어제 부인한테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동사무소에서는 그 아주머니가 돈이 없어서 자기가 장례를 못 치른다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고요.]

[양지열/변호사 :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부모님의 부채도 재산의 일종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물려받게 됩니다.]

가족마저도 시신 거두기를 포기한 현실, 오늘날 도시 빈민의 삶은 이렇듯 팍팍합니다.

관련기사

철없는 10대 부모, 아이 버려 두고 시주함 훔치다… "모녀 '유치장 신세' 면하게"…경찰이 벌금 대납 잠자던 탈북女, 7세 딸 성폭행 장면 목격하자 '여친에 거짓말했다가'…경찰 수십명 '생고생'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