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위' 금액 속이고 계약…일가족 4명이 전세사기 정황
[앵커]
서울에서 전세사기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일가족 4명이 빚더미 다가구주택으로 세입자들 보증금을 가로챘는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50여명이 많게는 백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걸로 보입니다.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업 2년차인 20대 김모씨는 지난 1월 서울 응암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9천만원짜리 전세방을 얻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주택에 빚이 5억원 있지만 선순위보증금이 6억5천만원뿐이라 안전하다고 했습니다.
[김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 (주택) 시세가 16억원 정도였고, 근저당이 5억원밖에 안되니까 경매에 나가도 제 금액은 보증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9개월 만에 집주인이 파산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6억5천만원이라던 선순위보증금은 9억6천만원이었습니다.
경매에 나가면 시세대로 팔리기도 어렵고 근저당에 선순위 보증금까지 빼고나면 '소액임차인'이라 해도, 제대로 돌려받기 힘든 겁니다.
[김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 7200만원은 중기청 (대출)을 받았어요. (돌려받을) 확률이 거의 없어요.]
주택 주인 부부는 서울 역촌동과 수색동에도 다가구주택을 갖고 있다가 파산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부부의 부모와 여동생 등 일가족이 서울 방학동과 쌍문동에서 같은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정황도 나왔습니다.
대부분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사는 곳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 이미 파산 신청을 해놓고서 저한테는 '대출이 안 나온다. 그래서 보증금을 빼줄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속였습니다.)]
일가족이 갖고 있던 다가구주택 5채는 모두 법원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피해자가 최소 50명, 피해 금액은 최대 100억 원에 이를 걸로 보입니다.
경찰은 일가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