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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대에 가로막혀 사라질 위기 처한 '50년 역사 한센병원'

입력 2023-03-10 20:36 수정 2023-03-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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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나병'으로 불린 한센병 환자를 50년 가까이 돌봐온 병원이 있습니다. 곧 계약 기간이 끝나서 이사갈 곳을 찾고 있는데, 주민들 반대에 가로막혀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작은 동산에 자리 잡은 입원실.

간호사가 환자를 세심히 살핍니다.

[김영경/간호사 : 100에 55. 혈압은 괜찮아요. 얼굴 조이지 않아요?]

이 한센병 환자는 입원한 지 두 달이 됐습니다.

[A씨/한센병 환자 : 다리에 궤양이 있어 정형외과 원장님한테 수술받아서 많이 좋아졌어요.]

매년 줄어들고는 있지만 국내 한센병 환자는 8천명이 넘습니다.

2급 감염병으로 분류된 한센병은 전염성이 낮고 완치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신경이 마비되거나 손발에 후유증이 남습니다.

이 병원은 천주교에서 무상으로 땅을 내어줘 1975년부터 한센병 환자를 돌봐왔는데, 2년 뒤면 50년 계약 기간이 끝납니다.

병원을 옮기려고 서울과 충북 등 전국 곳곳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주민 반대에 막혔습니다.

[김기석/한국한센복지협회 사무총장 : 감염이 있는 환자가 아니겠는가 하는 그런 두려움인 것 같아요.]

일반병원에선 입원 치료가 어려운 데다, 전국에 한센진료소 12곳이 더 있지만 입원시설이 있는 건 이곳뿐입니다.

[B씨/한센병 환자 : 죽는 날 얼마 안 남았으니까. 여기서 치료받을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거든요.]

갈 곳을 찾지 못한 병원은 한센병 환자들을 지켜달라며 교황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편견과 차별 속에서도 묵묵히 헌신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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