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8일) 경남 합천에서 난 산불은 축구장 2백개가 넘는 면적을 태웠고 오늘도 남부지방에는 크고 작은 산불이 났습니다. '왜 이렇게 불이 잘 날까' 했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번 달 들어 남부지방 낙엽 속 수분 함량이 10%로 측정이 됐는데 이 정도면 가연성 연료가 산을 뒤덮고 있는 셈입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연기가 옆으로 누워 흘러가고 불길은 골짜기를 타고 길게 이어집니다.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현상입니다.
최근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분 탓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합천 지역 산지는 전국 평균보다 1ha 당 나무가 167그루 많고 낙엽은 4톤이 많습니다.
그만큼 탈 연료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낙엽 속 수분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전국 산지 낙엽이 머금은 수분은 25%.
이달 들어 전국 평균은 12%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합천을 포함한 남부 지역은 낙엽 속 수분이 10%도 안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불쏘시개와 잘 타는 연료를 산 전체에 뿌려놓은 것과 똑같은 상태인 겁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낙엽 수분함량이 10% 이하일 경우에는 하루에 산불이 7건에서 12건 정도 다발하는 경향이 있었고…]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본격적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가 되면서 남부지역에 초대형 산불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위험이 지난 40년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상태로 분석했습니다.
(화면제공 : 산림청)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