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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커피믹스…몸 맞대고 체온 나누며 '땅속 투혼'

입력 2022-11-05 18:09 수정 2022-11-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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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춥고 먹을 것 하나 없는 갱도 안에서 어떻게 221시간을 버텼을까요. 인스턴트 커피를 밥 삼아 나눠 마시고, 비닐로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우며 추위를 견뎠다고 합니다.

이어서 채윤경 기자입니다.

[기자]

불 빛 하나 없는 갱도를 따라 들어가 보니, 돌을 실어 나르는 '광차'가 눈에 띕니다.

조금 더 깊숙한 곳엔 사람 키 높이만 한 비닐로 둘러쳐진 천막이 보입니다.

축축한 바닥을 피하기 위한 패널도 깔려있습니다.

매몰 사고 이후 두 광산 노동자가 만든 공간입니다.

[구조대원 : 저기 불을 켜고 있었어. 이리로 와. 이것 좀 비춰. 이렇게 살았어요?]

이들은 천막 안에서 어깨를 맞대며 체온을 유지했고,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이겨냈다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자리잡아 질식사 위험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방장석/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특수구조대 3팀장 : 무너진 데서 가만히 있었던 것이 아니고 최적의 장소를 찾아서 그런 것들 비닐을 치고 자기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지더라고요.]

두 광산 노동자의 주식은 커피믹스였습니다.

가지고 있던 산소용접기로 물을 끓여 커피믹스 30봉지를 타 밥 대신 나눠 먹었고, 3일만에 커피가 다 떨어지자 갱도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며 버텼다고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두 사람을 버티게 한 힘은 구조대원의 발파 작업 소리였습니다.

[윤영돈/경북 봉화소방서장 : 발파 소리가 들릴 때 우리를 구조하러 오는구나 하는 그런 기대감을 느꼈고, 발파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 땐 절망감도 느꼈다고 하는 게 요구조자들의 소감입니다.]

생환의 기적을 이뤄낸 두 사람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소방청·경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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