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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판 제2의 도가니…'죽음의 비밀' 풀 CCTV 입수

입력 2012-06-05 07:47

JTBC 취재진, 의문사 영상 단독 입수

병원, 환자 숨지자 가혹 행위 은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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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취재진, 의문사 영상 단독 입수

병원, 환자 숨지자 가혹 행위 은폐 시도

[앵커]

'병 고치라고 보낸 병원에서 사람이 죽어 나온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전북 정읍의 한 정신병원에서 벌어져 지난주 전국이 떠들썩했었죠. JTBC가 이 정신병원이 어떤지를 추적하다 CCTV 영상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병원에서 의문사한 환자의 영상인데 충격 그 자체입니다.

박성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환자 2명이 자살하고 1명이 의문사한 전북 정읍의 정신병원.

검찰은 환자들을 상습 폭행한 보호사 3명을 구속했습니다.

제2의 도가니 사태로 불리며 충격을 안겨줬던 사건이지만 폭행 등 가혹행위 장면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JTBC가 지난 2월 의문사한 환자의 마지막 하루가 담긴 충격적인 CCTV 영상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정신병원 격리실.

지난 2월 6일 오전 7시, 보호사들이 32살 이모씨를 끌고 와 병상에 쓰러뜨립니다.

한쪽 팔은 침상에, 다른 팔은 머리 위에 묶습니다.

30분이 넘게 소리를 지르자 창문을 열어 버립니다.

한겨울, 난방도 되지 않는 방이었습니다.

이씨가 입으로 줄을 풀려고 애를 씁니다.

급기야 다리까지 묶습니다.

벗겨진 환자복 사이로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보입니다.

20시간 동안 9차례 반복된 감금.

밥은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자정을 넘기자 이씨의 몸에 움직임이 사라집니다.

다음날 오전 7시, 보호사가 이씨를 보더니 급히 나갑니다.

다시 돌아온 보호사는 가혹행위를 은폐하려는 듯 이씨 팔에 묶인 줄부터 가져갑니다.

이어 간호사들이 황급히 이씨의 몸을 닦고 옷을 입힙니다.

병원 측은 모든 준비를 마친 뒤 경찰을 불렀습니다.

[OO병원 관계자 : 다 예전 일이고 전담했던 직원들도 다 바뀌어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저희 부장님도 자리 안 계시거든요.]

취재진은 이씨의 죽음을 추적해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새벽 전주교도소 앞. 한 남성이 교도소를 나섭니다.

43살 정모씨.

문제의 정신병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교도소까지 갔던 정씨는 취재진을 보자 몸부터 숨겨 달라고 말합니다.

[정OO(43)/OO정신병원 피해자 : 여기 있다가 병원에서 데려가 버릴 수 있다니까요. (병원에서 끌고 갈 수도 있어요?) 네, 끌고 가 버려요. (그러면 장소를 옮겨서 얘기하실래요?) 네.]

정씨는 숨진 이씨가 극심한 괴롭힘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정OO(43)/OO정신병원 피해자 : X싼다고 화장실에서 패고 그러더라구요. 추운 바닥에다 묶어놨어요. 죽었어요.]

지난해 자살했던 환자는 병실을 옮겨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폭행은 일상사. 무슨 약이냐고 물어만 봐도 주먹이 날아왔습니다.

너무 많이 맞아 다리까지 절뚝거리게 됐습니다.

[정OO(43)/OO정신병원 피해자 : 카메라 없는 방에 가서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때리고 그러니까 사람 때리는 게 아니라 개XX 때리는 것과 똑같은 이치에요.]

이유도 모르고 먹는 약은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정OO(43)/OO정신병원 피해자 : 코끼리 먹으면 사람이 이틀 동안 퍼져버려요. (코끼리가 뭐예요?) 동물들 마취시킬 때 쓰는 약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의사는 뭘 하고 있었을까.

[정OO(43)/OO정신병원 피해자 : 어떨 때는 한 달도 넘어가요. 주치의 보는 것이 하나님 보는 것 같아요.]

보건소의 점검 역시 형식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한 번 갇히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겁니다.

[정OO(43)/OO정신병원 피해자 : 차라리 제초제 먹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병원은 겁이 나서 가기 싫어요. 너는 무기수라고 강경하게 나한테 얘기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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