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전기차에서 난 불은, 수조에 넣어야지만 간신히 꺼질 정도로 내연기관 차에서 난 불보다 더 잘 번지고 끄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어떤 진화 장비를 도입해 볼 만할지, 이어서 정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0년 서울 용산의 지하 주차장에 있던 테슬라 차량에 불이 났습니다.
물 4만 4700리터, 중형 소방차 15대 분량을 쏟아부어 겨우 껐습니다.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이 잘 번지고, 끄기는 어려운 건 '배터리' 때문입니다.
불이 붙기 전, 먼저 배터리에서 가연성 가스가 나옵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전기차에서 발생한 '오프가스'는 주변에 체류가 되고, 높은 압력 때문에 수평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옆 차에 빨리 전이가 되고…]
불이 붙고 배터리 온도가 치솟으면 이른바 '열 폭주' 현상과 함께 폭발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되면 물을 뿌리는 정도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이런 특성에 맞춘 새로운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국립소방연구원이 개발한 밑에서 뿌리는 스프링클러입니다.
차 아래쪽 배터리 근처에 바로 물을 쏠 수 있습니다.
6분 동안 물을 뿌리자, 불길이 사그라듭니다.
불이 붙기 전, 더 빨리 대응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센서가 가스를 감지하자 사방에서 벽이 올라옵니다.
순식간에 수조가 만들어지고 물이 쏟아집니다.
소방차나 이동형 수조가 못 들어오는 지하에는 충전 설비와 함께 이런 자동 수조를 설치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전기차만 늘릴 게 아니라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는 기술과 지침까지 갖춰나가야 할 때입니다.
(화면제공 : 국립소방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