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10일) 12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 "기소할 건 명백해 보인다"고 발언했습니다. 문제는 검찰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소하고 신병을 처리할건가 하는 문제인데요. 마침 이 대표가 소환된 날,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 전현직 회장이 태국에서 검거됐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 바로 민심경청투어를 재개했는데, 검찰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려는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습니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저들의 야당 파괴, 그리고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분쇄하겠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어젯밤 12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오늘은 지역구가 있는 인천으로 갔습니다. 검찰의 '조작'과 야당 파괴 시도에 맞서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는데요. 인천 신항에서 수출 현장을 점검하고 민심 경청투어를 하며 민생행보와 '여론전'을 이어간단 방침입니다. 기자들의 질문엔 내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어제 충분히 소명하셨을까요?} 내일… {대표님 어제 진술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내일 하시죠, 내일.]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 즉 재판에 넘기는 것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입니다. 변호사이기도 한 이 대표도 수사 직후 직접 그렇게 예측했는데요. 다만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를 납득할 수 없다며, 긴 법정 다툼을 예고했습니다. 이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또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입니다.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런 것들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의 '답정기소'를 예측했기 때문에요. 조사에서 A4 용지 6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고, 하나하나 따져서 답변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성남 FC 후원금 의혹,'대가성' 여부가 핵심이죠. 검찰이 제시한 증거,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전 실장을 접촉한 뒤 성남시 요구안을 정리한 '문서'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시민단체 '희망살림'을 통해 우회 지원한 40억에 대가가 있었단 취지입니다.
[천하람/변호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병원 용지라서 얼마 안 되는 땅을 상업용지로 바꿔줘가지고 지금 이 땅이 원래 몇십억 하다가 지금 6천억 이상이 됐다는데 이런 식의 구체적인 대가관계가 입 밖으로 나오고 문서로 나오고 이러기 시작하면은 그거는 부정한 청탁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제시한 네이버 관련 증거에 대해 "정진상이 그랬다는 거냐. 처음 본다. 몰랐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성남 FC는 이 대표와 관계없이 운영됐고, 기업들의 후원금은 청탁의 대가가 아닌 단순 광고비였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입니다. 병원부지 용도 변경 등은 성남시의 '적극 행정'의 결과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 축구가 고사를 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 행정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라는 그들의 태도에 분노합니다.]
민주당은 검사와 이 대표의 대화가 '따옴표' 즉 직접 인용으로 보도된 건 검찰 측이 수사 내용을 흘린 거라고 주장했는데요.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치졸하고 저열합니다. 피의사실 공표죄, 공무상비밀누설죄 모두에 해당하는 죄입니다.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높은 곳에서 지켜보는 분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입니까?]
이 대표는 성남 FC 광고비로 사적이익을 취한 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성남 FC 후원금 의혹은 검찰의 표적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죠.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당시 '제3자 뇌물혐의'가 인정됐던 최순실 씨의 미르재단과 성남 FC는 사례가 다르다고도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성남시의 소유이고 성남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성남 시민들한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닙니다.]
방금 보신 발언,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기 전 말한 내용이죠. 국민의힘은 검찰청 앞에선 8장에 이르는 사실상의 '변론 요지'를 낭독한 이 대표가, 실제 조사에선 '선택적 답변'을 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재명 대표 검찰출두하는 모습 보셨죠? 자기가 무슨 독립투사야, 민주투사야 도대체. 지도부들 죄다 끌고 와가지고 세 과시하면서 검찰에 가서는 한 마디도 얘기를 안 했답니다. 이게 민주정당 지도자, 대표의 자격입니까? 이게 오늘의 참담한 제1야당의 현실입니다.]
어쨌든 '기소'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 이제 쟁점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칠 수 있을 것인겁니다. 근거는 다르지만 여든 야든 구속영장 청구를 기정사실화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단순히 법률적인 사안으로 본다면 반드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라고 봐요. 왜냐면요, 이게 뇌물죄는요 그 1억원 이상, 수뢰 액수가 1억원 이상이면 징역 10년 이상의 무기징역형까지 할 수 있거든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지금 검찰의 행태를 보면 아예 답정너라고 그러죠. 아예 답을 정해놓고 '기소, 너 딱 기소, 너 무조건 구속, 너 무조건 죽이겠다'라는 이런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검찰이 무조건 구속영장을 치지 않을까.]
반면 '성남 FC 의혹'은 이 대표가 직접 뇌물을 받은 게 아니라는 점에서, 제1 야당의 대표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이뤄질 거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그렇다 치고, 민주당이 '구속'을 예측하는 건, 검찰이 어떤 선택을 하든 민주당 지지층엔 비판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구속영장을 칠 거다라는 거는 실제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하면 '봐라, 이럴 줄 알았다. 어차피 예견됐던 거기 때문에 별거 아니다' 만약에 안 하면은 '자신이 없으니까 못하는 거다'라고 하지 않겠어요?]
어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장면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건,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대거 결집했다는 점이었죠. 성남지청 앞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단 소식, 어제 다정회에서 전해드렸는데, 이런 소란은 이 대표가 조사를 마치고 나온 밤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 조용히 하세요!} 쉿.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이재명 씨 고개 숙여! XXX 닥쳐! 김건희를 특검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 이재명은 죄가 없다!}]
이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진보당 당수 조봉암까지 언급했죠. '야당 탄압' 프레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밤사이 이 대표 팬카페에는 눈물을 흘렸다며 서로 위로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습니다 ."날 울리는 남자가 재덩이" "동지라는 게 이거구나"하는 표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대표와 함께 출석한 민주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이 이른바 '단일대오'로 똘똘 뭉치는 분위기인데요. 국민의힘에선, 이런 민주당의 단일 대오, '조폭 같다'고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너무나 당당한 모습, 거기다가 또 사실은 성남 그 일 같으면은 자기 혼자만 저지른 일 아닙니까? 그런데 또 여러 명의 민주당 의원이 같이 갔단 말이죠. 범죄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런 조직들, 조폭들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은 '의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연히 당대표 혼자 들여보내겠느냐. 국민의힘 같으면 자기들은 혼자 할 거예요. 거기는 의리가 없는 당이에요. 당이라는 게 뭐예요? 무리 '당' 자 쓰는 거예요. 동지가 하는 거예요. 동지가 탄압받아서 무고하게 검찰 수사 받으러 가면은 그냥 혼자 내보내요? 그건 아니죠.]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단일대오'와 이 대표의 '사당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토론회 행사를 일단 미룬 '비명계'의 움직임은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어제 출석한 혐의, 성남 FC의혹이 다가아닙니다. 검찰이 대장동 의혹 수사를 묶어서 신병 처리를 검토할 거란 보도가 나왔는데요. 여기에 검찰은 이 대표가 소환된 날, 이 대표 아들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지시했단 보도가 나왔습니다. 선거 당시 불거졌던 '상습도박'에 대해서만 검찰에 넘겼던 경찰과는 달리, 검찰은 '성매매' 의혹도 다시 들여다보겠단 겁니다. 역시 같은 날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도 태국에서 체포됐단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관련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JTBC '상암동 클라스' : 수원지방검찰청은 태국 현지 경찰이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을 태국의 바툼타니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수사를 이어가며 주가조작과 불법 대북송금,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 대한 뇌물 제공 혐의 등으로 쌍방울 관계자들을 잇따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대표가 관련된 여러 검찰 수사들, 민주당에선 매번 수사 때마다 어제처럼 이 대표를 소환하고 출석하는 건 '망신 주기'라는 입장인데요. 검찰 수사와 이 대표의 대응,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이 사건들을 다 한 군데로 모아 갖고 중앙적으로 모아 갖고 검토한 다음에 일단 사전에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될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제1야당의 당대표 아니겠습니까? 서면조사를 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모아서 한 번 정도의 조사가 끝나는 게 예의겠죠.]
이 대표의 내일 신년 기자회견도 관심을 끄는데요. 역시 내일 다정회에서 확인해주세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기소 명백"…민주당 '단일대오'에 국민의힘 "조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