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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위 사의 표명…당권 도전 한걸음 더?

입력 2023-01-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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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권 도전 여부가 주목되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오늘(10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당 대표 선거 출마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당대회 구도에 어쨌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의 표명'은 대통령실의 잇딴 나 부위원장 압박이 나온 상황에서 이뤄졌는데, 관련 파장과 소식들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기현! 윤석열!]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와아아아} 다음 총선에 이길 수 있는 대통령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우리 당대표 후보님은 누구겠습니까? {김기현!! 김기현!! 김기현 당대표님이 승전보를 미리 울려주십니다! 김기현! 김기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캠프 개소식에 모인 사람들, 김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을 함께 연호하는 모습 보셨습니다. 윤심을 업었단 생각 때문일까요. 김 의원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사인을 남긴 커다란 북을 들고 와서 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역시 선거 유세 때 북을 쳤었죠.

[지난해 2월 19일 : 우리 압승을 위해서 윤석열 후보가 승전고를 울리도록 하겠습니다. {윤석열 윤석열}]

안철수 의원도 어제 공식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조익신 멘토가 출마 선언문을 촘촘히 따져본 결과 다음 총선의 승부처인 '수도권'을 11번,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은 그보다 많은 16번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윤심'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습니다.]

오늘 열린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는 당 대표 후보들이 총출동했는데요. 너도 나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말하며 당심에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눈치 빠른 정회원 여러분들은, 아시겠죠. 이 자리에 쏙 빠진 사람이 지금 잠정적인 당권 주자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바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나경원 부위원장인데요. 나 부위원장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 바로 나 부위원장에겐 '윤심'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라도 돈을 투입하지 않고 출산율을 제고한 적이 없다"는 나 부위원장, '출산 시 대출 원금 탕감' 정책을 내놨었죠. 대통령실은 "논의한 적 없다" "실망스럽다" "부적절하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윤 대통령도 직접 나 부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세금을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고 한 건데, 들어보시죠.

[2023년 정부 업무보고 (어제) : 절대로 이런 일들은 정치나 선거나 진영이나 이런 데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고, 정말 국민만 생각할 줄 아는 그런 데에서 우리 국민의 세금을 정말 아주 효과적으로 써야 된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당무에 개입한 것 아니냐, 해석이 나왔는데요. 윤 대통령의 일관된 기조는 당무 개입은 없다는 거였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해 9월 2일) : 대통령으로서 무슨 당무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노골적으로 나 부위원장에 대한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자, 여권 내에서부터 해석이 엇갈렸습니다. 과한 반응이란 평가가 나온 한편 이건 '당무 개입'이 아니라 당연한 입장 표명이란 의견이 대립한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건 난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 과한 반응을 보였는지는. 나경원 전 의원을 갖다가 저출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을 때는 '당권 도전을 하지 말아라' 하는 이런 뜻이 내포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거기에 반대되는 방향을 보이니까 그런 격한 반응이 나오지 않았나…]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전혀 당무 개입이라고 보지 않고요. 아이 낳으면 대출 막 탕감해 준다라는 거는 지금 현재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완전히 반대되는, 역행하는 거거든요. 당연히 대통령실에서는 여기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고 보죠.]

여기서 분명한 건 '윤심'이 등을 돌렸단 해석이 나오자 당내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겁니다. 일단 나 부위원장의 오늘 제주도당 방문 일정이 하루 전날인 어제 오후 전격 취소된 건데요. 대통령실과의 불화설을 의식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일정 연기를 타진 한 거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 대사라는 막중한 지위를 가진 나 부위원장에게 당권 도전을 곁눈질하지 말라는 공개적인 경고도 나왔습니다.

[김영선/국민의힘 의원 : 장관의 지위를 2개나 주고 윤석열 대통령님의 바로 다음 자리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를 주었는데, 공무원의 책임도, 역할도 하지 못하고 민간인으로 회피하시는 분이 어떻게 당을 이끄는 정치인의 지위를 생각할 수 있습니까?]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공직과 당직을 함께 맡아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원칙적으로 누구를 불문하고 정부 공직을 맡아있으면서 당직을 다시 같이 하는 건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고, 만약에 당직을 도전하려면 정부직은 정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촉설까지 나왔던 나 부위원장. 결론적으론 오늘,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직을 전격적으로 내려놓겠단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건 '윤핵관' 이철규 의원과 오전에 서울 모처에서 만난 직후였습니다. 모종의 조율이 있었지만, 잘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가 되죠. 당내에선 나 부위원장이 당 대표에 도전하더라도 쉽지 않을 거란 경고음이 나왔습니다. 이미 '대세'는 정해졌다는 겁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한 40여 명의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거는 대세로서 김기현 의원에게 지지를 보여줬다는 거거든요. 2년 전에 나경원 대표에게 조언하고 함께 했던 참모그룹들이 제가 알기로는 지금 거의 다 나경원 대표와 이제 거리를 좀 두고 있는 상황으로 {아, 그래요?} 그렇게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박형준/부산시장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아무튼 저희로서는 이 과정에서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나면 안 된다' 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장 분명히 거부할 수 없는 것은 내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브랜드로 치르는 선거라는 거죠.]

대통령과 불화하는 당 대표, 사실 그리 낯설진 않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윤 대통령이 대표적이죠. 박근혜 정부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례도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기조와는 다른 방향의 정책을 내놓은 나 부위원장에게서, 두 사람을 떠올렸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김정재 의원은 나 부위원장을 향해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서 몸값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돈 없는 출산 정책은 없다' 굉장히 비슷한 논조로 지금 가시는 것 같은데 좀 우려가 됩니다. 이준석 (전) 대표 당시에도 당원들이 계속 갈등하는 모습에 불편해했거든요. 몸값을 올라간다고 그래도 유승민과 이준석 이상의 몸값은 가지 않을 거다.]

'윤심'을 기준으로 당이 일렬로 서는 상황, 언급된 당사자 이준석 전 대표도 참전했습니다. "골대를 들어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도 했는데요. 당심 100%로 전당대회 룰을 바꾸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나 부위원장 개인을 비방하고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의 라이벌이 나 부위원장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역시 정치는 생물이란 생각이 드시죠. 이번 전당대회의 궁극적인 목표, 내년 총선승리입니다. 전당대회 유권자인 당원들뿐 아니라 국민들도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단 지적이 당내에서부터 나왔습니다. 당심과 민심이 다를 수도 있는데, 한쪽으로 쏠리고 있단 겁니다.

[김용남/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독특하기도 하고 조금 걱정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그때 소위 '진박' 감별한다고 막 사람들 몰려다니면서, 그때 총선 완전 폭삭 망했죠. 국민들께 어떻게 비춰지느냐도 대단히 중요한데, 쏠림이 너무 심한 것 같아서 좀 걱정스럽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사의 표명과 당 대표 출마 여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요. 전격적인 사의 표명은 결국 당권 도전엔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거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여권 내 권력 다툼을 바라보는 야권의 시각은 그야말로 '팝콘각'인데요. 민주당에선 나 부위원장이 '외통수'에 빠졌다고 했는데, 그래도 출마를 해야 할 거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출마 안 하면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치생명이 과연 유지가 될까. 이전에도 어쨌든 21대 총선, 그다음 서울시장 경선, 당대표 세 번 연거푸 지금 패배를 하신 거잖아요. 이번에 또 용산의 위세에 눌려 가지고 접었다, 그럼 네 번인데 그러면 아마 장래를 기약하시기가 이제는 힘들지 않을까.]

당권 출마로 승부수를 던질 경우, '비윤' 이란 꼬리표를 달아야 한다는 점은, 나 부위원장의 고민일 듯 한데요. '윤심'이 전당대회를 휘젓는 지금의 상황, 나 부위원장의 선택은 뭐가 될까요. 야권에선 결선 투표에 오를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농담 섞인 말을 했는데,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제 막 막이 올랐습니다.

[임세은/전 청와대 부대변인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김기현 의원과 강신업 변호사와의 싸움이다. 딱 결선에 (결선 투표에) 그 둘이 올라갈 거다. {왜냐하면 윤심을…} 윤심과 건심, 윤심과 건심의 싸움이다. 건심은 강신업 변호사, 윤심은 김기현.]

나경원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단 보도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앞서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다른 정책을 내놨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었죠.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함께 가기도, 사의 표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듯한 모습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 비판' 나경원, 저출산위 사의…당권 도전 한걸음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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