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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미회담, 풍계리 폐기…남·북·미 '운명의 한 주'

입력 2018-05-21 18:17 수정 2018-05-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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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 정상회담이 3주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한·미 정상회담, 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남북미 관계의 '결정적 이벤트'가 집중되어 있죠.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나올 메시지는 다가올 북·미회담의 성패를 판단할 가늠자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21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중대 기로에 선 남·북·미 관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조금 전 워싱턴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체류시간보다 비행시간이 더 긴, 1박 4일 간 빡빡한 일정인데요. 우리시각 23일 새벽부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연달아 갖고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입니다.

두 정상은 회담을 사흘 앞둔 어제 오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통화를 했습니다. 외교관례상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인데 만남을 기다리기 어려울 만큼, 긴박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겠죠. 김정은 위원장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던 문 대통령에게 그의 '진짜 속내'를 듣고 싶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윤영찬/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어제) :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이는 여러 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곧 있을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통화는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을 묻고 문 대통령이 답을 하는 형태였다고 합니다. 북·미회담의 운전대를 잡은 것은 분명 당사자인 두 사람이지만, 문 대통령이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죠. 문 대통령은 "북한도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협상 초반, 숱한 '밀고 당기기'로 긴장감을 조성한 것과 달리,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성공에 대한 의지를 스스럼없이 드러냈습니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조언을 구한 것 역시, 본인의 의지를 북측에 간접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7일) : 만약 우리가 합의를 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매우 매우 행복할 것입니다. 저는 그가 정말 행복해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백악관 내에서 커지는 '회담 회의론'에 대한 초조함도 한 몫 했을 겁니다. "남북 간 '평화회담'이 희열감을 가져다준 뒤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 북한이 더는 비핵화를 원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죠. 또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계관 부상의 담화에 적잖이 놀랐고, 이후 위험 부담을 계속 떠안고 가야하는지에 대해 참모들을 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미 공화당 상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20일 / 화면출처 : 폭스뉴스) : 북한이 회담에 안 나온다면 '외교 노력'은 끝나는 것입니다. 만약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려고 한다면 군사적 충돌만 남게 될 겁니다. 군사적 갈등이 일어나면 미국이 아닌 북한이 질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파 볼턴 보좌관 대신 협상가로 변신한 폼페이오 장관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볼턴 보좌관과의 면담을 갑작스럽게 취소하는 대신, 더 멀리있던 폼페이오 장관을 집무실로 불러들였습니다. 볼턴 보좌관을 뒤에 세우고 "리비아 모델은 전혀 아니"라고 말한 바로 다음 날이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19일) : (폼페이오 장관이 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회의를 위해 왔습니다. 그냥 갑자기 온 게 아니라 회의를 하러 왔습니다. (주제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북한에 관한 건가요?) 아니요. 일상적인 만남입니다. 놀랄 것 없습니다.]

아무튼 이 고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전향적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리비아식 해법이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는 '묵묵부답'으로, 또 우리 정부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참가하는 취재진 명단도 접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정부는 오늘 판문점 연락사무소 통화 개시와 함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통보하려고 하였으나 북측은 아직까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측 취재진은 오늘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외신에게 통보한 '22일 오전까지 베이징 내 북한대사관으로 집결하라'는 공지에 따른 것인데요. 북한이 통지문 접수를 하지 않는 이상, 비자 발급을 해 줄지 않을지 모르는 상태로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윤태형/뉴스1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진 : 일단 베이징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북한 대사관 쪽하고 콘택트(연락)를 한번 해보고, 그다음에 우리나라 통일부에서 북측하고 연락하는 사정을 봐서 움직일 계획입니다.]

다만, 우리 취재진 참여와는 별개로 폐기행사는 약속대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쌓인 목재더미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갱도를 바라보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취재진들이 폭파 장면을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전망대를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또, 기자단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원산에서 풍계리행 특별 열차도 시범 운행에 나선 정황도 포착 됐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남·북·미 '운명의 한 주'…한·미회담-풍계리 폐기 연달아 진행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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