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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역 면탈' 시나리오…가족들 대사까지 '치밀한 준비'

입력 2023-01-02 20:04 수정 2023-01-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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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50여 명의 병역 비리를 설계한 브로커들은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연기를 하라고 시켰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이들은 마치 영화 대본처럼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시나리오에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의 구체적인 대사까지 담겨있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어머니가 발견"

영화 대본이 아니라 병역 브로커들이 만든 '병원 진료 시나리오'입니다.

의뢰인 A씨가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겁니다.

침을 흘리고 있고 전신을 떨고 있다는 증상이 묘사돼 있고, 119 상담원의 가상 질문에 대한 어머니의 대답도 적혀있습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씨의 답변은 물론 응급센터에서 진료를 받을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대사처럼 적어놨습니다.

또 다른 의뢰인 B씨 시나리오도 비슷합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쓰러진 상황이라고 하고, 부모가 이를 발견한 뒤 신고하게 합니다.

의사를 만나서는 "치료 받으면 나을 수 있는 건지" 등을 물으라고도 합니다.

가짜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숙지 후 파기하라"며 보안을 강조한 대목도 보입니다.

브로커들이 이렇게 한 건당 받은 돈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

시나리오대로 잘 연기한 의뢰인은 실제 뇌전증 진단을 받고 4급으로 현역 입영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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