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결승전이 끝나고 사진 촬영에 앞서 태극기를 바로잡는 신유빈 선수, 첫 금메달인데도 이미 준비해 놓은 듯 뭐든 척척 해냅니다. 무엇보다 "나는 원래 아시안게임에 못오는 선수"였다는 말로 대회를 즐긴 모습이 더 흐뭇했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자기 키보다 커 보이는 탁구대 앞에서 야무지게 공을 넘기던 탁구 신동이 10여년이 흘러 아시안게임 시상식, 가장 높은 곳에 섰습니다.
성장 드라마의 결말로 딱 들어맞는 이야기, 열아홉 신유빈이 그렇습니다.
[신유빈/탁구 대표팀 : 일단 너무 신기하고, 저희 집에 금메달이 생겼고요.]
그렇다고 언제나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도쿄 올림픽에선 단식 8강에 오르며 모두의 바람처럼 몰라보게 성장했지만 그 뒤엔 아픔이 뒤따랐습니다.
탁구에서 언제나 최강의 자리엔 중국이 있었고, 그 벽은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선 어린 나이에 너무 혹사했는지 손목에 탈이 나 탁구채를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상 때문에 예정대로 작년에 아시안게임이 열렸다면 지금의 금메달은 꿈꿔보지 못했을 겁니다.
단식에만 집중하다 복식에 눈을 돌린 게 또다른 기회였습니다.
열두살 많은 전지희와 짝을 맞췄는데 오른손과 왼손이라는 차이, 무엇이든 긍정하고 언제든 이기고 싶어하는 두 선수의 다름이 상승 효과를 불러냈습니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세계1위까지 올라섰고, 아시안게임에선 그토록 바라던 금빛 스매싱을 풀어냈습니다.
[전지희 신유빈/탁구 대표팀 : 아쉬운 거 없어요. 너무 행복해요.]
[영상그래픽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