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도해야 할 학교전담경찰관이 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죠. 제대로 된 검증이나 교육 없이 배치하다보니,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학교경찰관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3학년 윤모 양은 지난달 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같은 반 남학생이 몸을 더듬고 바지를 내리라고 요구했단 겁니다.
윤양 부모는 학교전담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담당 경찰관은 관할서에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학생 학부모 : 10세 미만이면 형사처벌 안 되니까. 폭력 담당 형사지 성폭력 담당 형사가 아니라면서. 도움을 안 주려 해서.]
학교전담경찰관제는 5년전 정부가 학교 폭력에 맞선 대책으로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국 1만1590개 학교에 배치된 인력은 1075명. 경찰관 한 사람이 10개 넘는 학교를 맡고 있습니다.
선발 조건도 허술해 전문성이나 인성 검증 없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유흥업소에 단속 정보를 흘려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경찰관 역시 학교전담경찰관이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 : 유자격자가 없는 경우엔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죠. 발령을 내서.]
활동도 1회성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나 문화 공연 등에 머무르다보니 교사들의 불만도 큽니다.
[중학교 교사 : 전시행정의 표본이에요.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위에서 요구하는 건 많고.]
경찰이 학생들과 상담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놓은 학교도 전체의 60% 정도에 불과합니다.
지난달 부산에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이 학생들과 성관계를 맺은 곳도 모두 모텔과 차량 등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담경찰관의 권한과 의무를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