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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휩쓴 군위군…'인재인지 천재지변인지' 망연자실 주민들

입력 2023-08-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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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태풍 카눈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 군위군의 마을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 쑥대밭처럼 변했습니다.

서효정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기자]

멀리 물이 찼던 마을로 향하는 길, 소방차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농기구가 오가던 삼거리엔 재해 상황실 응급 천막이 들어섰습니다.

어제 컨테이너가 겨우 보일 정도로 침수됐던 논.

그래도 지난밤 물은 다 빠졌습니다.

하지만 물이 빠진 뒤가 더 처참했습니다.

마을 초입 양유정 씨 목장에 폐기물 치우려는 포크레인이 들어옵니다.

이렇게 시끄럽고 큰 물건을 송아지는 처음 봅니다.

2대째 내려오는 이 목장을 17년 동안 일궈왔습니다.

아이들 공부 시키고 생활 이어 갔던 공간은 하루 사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제 키 만큼 물이 찼던 흔적이 여기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목장 소들의 젖을 짜는 곳입니다.

그래서 알림판엔 소들의 상태를 메모로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옆에는 서있어야 할 냉장고가 쓰러져 있고, 물이 흘러들어오면서 이 기계도 쓰러져 있는 상탭니다.

[양유정/목장 주인 : 저희는 이게 생계고 매일매일 우유를 짜서 살아가는 사람인데 방법이 없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로 정말 암담합니다.]

피해 입은 집집마다 비슷하고도 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피망과 가지 같은 작물들이 이쪽으로 휩쓸려왔습니다. 전부 제 앞에 있는 밭에 있던 것들입니다.

밭을 가꾸던 농민은 어제 숨진 채 발견된 60대 주민입니다.

주인 잃은 집은 물난리 흔적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 집을 치울 사람이 이제 없습니다.

[장용철/효령면 주민 : 물이 허리까지 찼을 때 '형님 피해야 된다'고 '피난 가야된다'고 했는데 둑에 올라가셨다가 다시 내려왔다가 급류에 휘말려가지고…]

끊어진 제방으로 가봤습니다.

붕괴 지점 3m 정도 위쪽, 확장공사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 시작했습니다.

[이정임/효령면 주민 : 공사해서 그래요. 새로 넓힌다고 공사했어. 거기 둑이 무너져서 갑자기 물이 여기로 들어오고 하는데…]

주민들은 공사로 제방이 약해졌다고 했고 군청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지난 달 제방 안전 점검 결과는 양호였습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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