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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리남' 목사처럼…알고도 못 잡아 오는 '마약왕'

입력 2022-10-26 20:18 수정 2022-10-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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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 {저보고 뭐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진짜 마약상이 된 것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앵커]

해외에 숨어서 국내로 마약을 보내는 범죄자를 붙잡아 오는 일은 드라마에서도 그렇지만, 현실에서도 쉽지가 않습니다. 이른바 '캄보디아 마약왕'을 못잡아 오는 이유를, 윤정민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윤정민 기자, 이번에 압수한 것만해도 118억 원 어치인데 송씨가 보낸 다른 마약도 더 많다면서요?

[기자]

마약 수사를 오래한 경찰은 "국내에 이름 난 마약상 중 송씨 물건을 안 받은 사람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번 사건 말고도, 지난 8월 검찰이 압수한 4㎏의 필로폰, 얼마 전 경찰이 붙잡은 일당이 국내에 유통한 6㎏ 넘는 필로폰 역시 송 씨가 보낸 걸로 추정됩니다.

2019년 캄보디아로 간 뒤 3년간 송씨가 국내에 보낸 마약은 경찰이 파악하기로만 20㎏이 넘습니다.

[앵커]

20kg이라고 하면, 시가로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1회 투약분을 0.03g, 이 만큼의 가격을 10만원으로 보고 송 씨가 보낸 마약을 계산하면 약 700억원 이상, 그리고 70만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사는 사람을 다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실제 유통한 마약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겠네요. 수사망은 어떻게 피해간 겁니까?

[기자]

유통책들에게 상황에 맞춰 대응하도록 지침을 줬습니다.

예를 들어, 우편으로 마약을 보냈는데 정해진 날짜에 물건이 도착하지 않는다, 그러면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거니까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측근을 시켜 자진신고를 하게 합니다.

처벌을 피하거나, 가벼운 형만 받고 넘어갈 수 있게 한 겁니다.

경찰이나 세관이 먼저 첩보를 입수한 것 같은 물건은 일부러 받지 않게 지시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송씨가 어디에 있는지도 다 수사가 됐는데, 범행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송씨는 캄보디아에서 마약 범죄로 22년형을 받고 수감 중입니다.

캄보디아 법을 어겨서 그에 대한 처벌을 받고 있기 때문에 수감생활을 끝내기 전에 우리나라로 데려오는 건 사실상 어렵습니다.

문제는 송씨가 감옥에서도 측근을 통해 마약 밀수를 하고, 돈 관리까지 다 하고 있단 겁니다.

경찰은 송씨가 교도소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며 텔레그램 메시지로 범행을 지시하는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수리남' 속 '전요환 목사'처럼 국내로 붙잡아 올 수 없는 상황에서 범행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당국이 송씨에 대해 캄보디아에 더 강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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