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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체르노빌 인근 방사능 "러 군사활동으로 확산"

입력 2022-07-21 13:37 수정 2022-07-21 13:40

그린피스, 체르노빌 접근 제한구역 방사능 조사
체르노빌에 주둔했던 러시아군
군사력 이동 따라 방사성 물질도 확산
"식수원과 연결된 하천도 오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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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체르노빌 접근 제한구역 방사능 조사
체르노빌에 주둔했던 러시아군
군사력 이동 따라 방사성 물질도 확산
"식수원과 연결된 하천도 오염 가능성"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체르노빌(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의 방사능이 인근으로 확산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지역을 거치면서 제한구역 내에 머물던 방사성 물질이 주변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그린피스 체르노빌 현지 조사팀이 접근 제한구역에서 토양 내 방사능 물질의 종류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그린피스 체르노빌 현지 조사팀이 접근 제한구역에서 토양 내 방사능 물질의 종류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실시한 접근 제한구역 방사선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군이 구축해둔 진지의 토양 시료 분석 결과, 시간당 최대 2.5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습니다. 지난 4월,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이 장소의 방사선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이번에 측정한 방사선량은 당시 IAEA가 공개한 방사선량(시간당 최대 0.75마이크로시버트로)의 3배를 넘습니다.

각종 암을 유발하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도 다량 검출됐습니다. 이 지역 토양 시료 1kg에 최소 500에서 최대 4만 5,000베크렐의 세슘이 나온 겁니다. 또, 러시아군 진지와 그 인근의 지표면에서도 다량의 감마선이 확인됐습니다. 조사팀은 러시아군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방사능 확산이 이뤄진 것으로 봤습니다. 그린피스는 "고농도 오염 지역을 거치면서 기존에 상대적으로 덜 오염된 지역으로까지 방사성 물질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드론과 지상용 방사선량 측정기로 미리 고농도 방사선 지점을 확인한 후,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들이 원거리에서 해당 지점의 세슘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드론과 지상용 방사선량 측정기로 미리 고농도 방사선 지점을 확인한 후,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들이 원거리에서 해당 지점의 세슘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이러한 방사능 확산의 배경엔 군사력 이동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해당 지역의 위성영상 분석 결과, 러시아군이 이 지역 '붉은숲'에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숲이 불타면서 나무와 토양에 있던 방사성 물질은 연기와 재를 타고 대기로 퍼져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린피스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식수원과 연결되는 주변 강의 방사능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방사선  조사를 마친 그린피스 체르노빌 현지 조사팀이 대인 지뢰가 없고 방사능 준위가 낮은 안전한 장소에서 방호복 탈복 전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방사선 조사를 마친 그린피스 체르노빌 현지 조사팀이 대인 지뢰가 없고 방사능 준위가 낮은 안전한 장소에서 방호복 탈복 전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피해의 확산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당장 러시아군이 이 지역 곳곳에 지뢰를 설치해, 조사팀의 조사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안 반데푸타 그린피스 벨기에 수석 방사선 방호 전문가는 "IAEA는 좁은 지역에서 극히 적은 샘플만 조사해 '러시아군에 의한 체르노빌 피해가 없다'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며 "러시아군이 군사 활동을 펼친 전체 지역을 조사하면, 방사성 물질 확산에 따른 피해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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