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소년들이 원하는 자유롭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요? 학생들이 직접 설계부터 참여했다는 그들만의 공간, '펀그라운드'를 찾아가 봤습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초록 잔디 위에서 마음껏 춤을 추고 당구대 앞에선 사뭇 진지하게 공을 칩니다.
알록달록한 소파에 둘러앉아 삼삼오오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이글루 모양의 작은 방 안에선 각자 태블릿PC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쉽니다.
학교도 학원도 아닌 이곳은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 복합 문화 공간인 '펀그라운드'.
9살에서 24살 사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습니다.
시설 내 어느 곳에도 정해진 쓰임이나 규정이 없습니다.
무엇을 하든, 아무것도 하지 않든 누구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6월 남양주시가 공간을 마련한 뒤로 인근 학교 학생들의 방과 후 아지트가 됐습니다.
[김현진 : 자유롭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요. 여기서 놀거리가 많아지니까 피시방이나 노래방 대신 여기를 자주 오게 되는 것 같아요.]
[고다은 : 다른 데서 하면 좀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기서 하면 별로 신기해하지도 않고, 이상하게도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신경 안 쓰고 노는 것 같아요.]
설계 단계부터 운영 과정까지 청소년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습니다.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만큼 넓은 공터와 조용히 숨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방, 자전거와 킥보드를 거치할 수 있는 실내 정거장도 마련했습니다.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어떤 행사를 열지도 청소년들이 회의를 열어 직접 정합니다.
[김효진/펀그라운드 센터장 : 청소년들이 이곳에 올 때는 여기 가서 무엇을 할지 또는 어떤 걸 배울지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어찌 보면 정말 목적 없이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그런 공간인 것 같아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공간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사회의 주인이 되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