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산 공터에서 10대 딸과 아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50대 남성이 조금 전 구속됐습니다. 이 남성은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자녀까지 숨지게 하는 이런 사건, 왜 반복되고 예방책은 없는지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리산 자락의 한 주택입니다.
[계십니까?]
트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매와 50대 아버지, 아이들의 할머니가 함께 살았습니다.
[마을주민 : 아이들 다 컸는데 아이들 먼저 죽이고 자기가 갈 일이 뭐 있어요? 그게 잘못됐다고 난리다 사람들이…]
아이들 할머니와의 갈등 등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혼자 죽어버리면 남아 있는 아이들이 할머니한테 무시와 괄시를 당할 것 같아서 같이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
본인만 납득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혼자 살아남은 아버지는 구속됐습니다.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매년 평균 20명 정도입니다.
이번처럼 자녀만 숨지는 경우는 빠진 숫자입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관계자 : 미수는 자살로 사망한 건이 아니기 때문에…]
'자녀 살해', 극단적 아동학대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니 대안 마련도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인식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황옥경/서울신학대 아동보육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자녀의 생명까지도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거죠.]
[박영의/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 : 캐나다 같은 경우에 가장폭력사망검토 위원회를 만들고 여러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서 가정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또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야 예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