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새로운 만남이 두렵다?…'낯가림의 고통' 덜어주는 방법은 (김경일 교수)|상클 라이프

입력 2023-03-06 09:06 수정 2023-03-06 10:1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상암동클라스 매주 월요일에는 최고의 교육 전문가를 상암동으로 초대하는 날이죠. 짧지만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명강의 오늘(6일) 모두모두 듣고 가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앵커]

김 교수님 올 때마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여쭤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그리고 든든하게 배우고 가는 시간이라 그런 시간이라 너무 좋습니다.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토실토실해 보이잖아요. 제가 넉넉해 보이고.]

[앵커]

학교를 졸업하면 공부도 끝인 줄만 알았는데 살면서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아요. 교수님. 이런 어른들의 고민 오늘 주제를 통해서 이제 만나볼 텐데요. 먼저 주제부터 만나보겠습니다. < 새 학기, 새 직장, 새로운 만남이 두렵다면? > 3월입니다. 모든 게 새롭게 시작하는 입학을 축하합니다. 현수막도 많이 걸려 있는데. 봄과 함께. 사실 이런 시작을 새로운 만남을 새로운 공간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는데 반면에 어떡하지.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선천적인 어떤 기질의 차이, 성격의 차이인지 그렇다면 이걸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그게 궁금하거든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대부분은 아마 첫 번째 유형처럼 두렵고 불안한 게 더 많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저는 1989년에 대학을 들어갔을 때 3월 2일에 개강을 하잖아요. 합격자 발표하고 한 달 동안 너무 좋아서 우와, 하고 살았다가 2월 첫 주부터 약간씩 불안해지더라고요. 대부분 그래요. 그러니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데 하나도 안 불안하다. 그럼 제가 이렇게 농담을 합니다. '아니, 사람은 뇌가 아닌데.' 우리 인간이 지난 수십만 년 동안 사람을 새로 만난다, 완전 낯선 사람을 만난다, 쉬운 일이 아니죠.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요. 사실은 1만 년 전으로만 돌아가도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내가 죽거나 쟤를 죽이거나. 사실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이 더 많았을 거예요. 그래서 대부분 우리는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걸 버거워하고 힘들어하는 것으로 태어납니다. 그래서 기질적으로 아주 낯선 상황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일부 계시기는 한데 이렇게 생각하셔야 돼요. 보편적인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다. 대부분의 우리는. 입사하실 때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입사하니까 '너무 좋아, 내가 가고 싶었던 직장에 들어가니까 너무 좋아요.' 그런데 이제 한 달 전부터 점점 힘들고 어떤 선배들이 있을까 되게 막 두렵고 막 설렌 건 오히려 줄어들고 불안하고 긴장하는 게 더 많아요.]

[앵커]

당연한 거군요? 그런데 사실 성인들은 꼭 직장생활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해 보고 여러 가지 사회의 경험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해도 낯가림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낯가린다라고 하는 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데요. 많이 맞아도 나중에 맞으면 또 아파요. 조금 덜 두려울 뿐이지. 그런데 심지어는 맞아봤기 때문에 더 두려울 때도 있지는 하지만. 그래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고 처음 만난 사람,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그러니까 익숙해져서 완전히 친숙해지거나 아니면 숙련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라는 걸 우리가 인정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앵커]

'나 왜 이렇게 낯가림이 심하지?' 고민하는 건 필요할 수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다 그렇다, 누구나.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그래서 심지어는 대통령들이 외교와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외교적인 어떤 그런 과정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 만날 때 시름시름 앓았다, 이런 기록 되게 많아요.]

[앵커]

맞아요. 그리고 특히 요즘에 회사 일을 시작하면서 전화 업무를 처리하는 걸 특히 힘들어하는 '콜 폴비아'라고 하죠. 전화공포증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이것도 뭐 낯가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나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낯가림일 수도 있고요. 그다음에 사실은 원래 전화 자체가 되게 힘든 일입니다. 제가 유학 시절에 내내 제일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전화 받는 거였어요. 저쪽에서 하면 기본적인 영어들이 생각이 안 나요. 그런데 꽤 오랫동안 미국에 살았던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죠. 왜 그러냐면 상대방의 표정, 몸짓 그 외에 지금 어떤 분위기에 있나. 이런 단서를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해요. 그런데 상대방은 나에게 굉장히 이 상황을 친숙하게 보고 있어요. 그러면 더더욱이나 힘들게 되는 경우들이 많죠. 제가 며칠 전에도 그래서 영어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통화하는 것 때문에 1시간 전부터 어떻게 할까 막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게 모국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것도 항상 이렇게 생각하셔야 됩니다. '나는 왜 바보같이 이런 걸 힘들어하지?' 이게 아니라 '이건 원래 힘든 상황이니까 내가 어려운 거니까 잘해 보자'라고 생각을 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앵커]

마음가짐 얘기를 해 주셨는데 직장에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낯가림, 전화 업무, 하기 싫은 것, 하기 싫은 미팅 하게 되잖아요. 이럴 때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꿀팁을 주신다면.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하루에 쓸 수 있는 사회적 에너지, 일주일에 쓸 수 있는 사회적 에너지가 어느 정도 그 양이 있어요. 저는 이런 식으로 많이 표현을 합니다. 일주일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 한 달에 할 수 있는 회의의 숫자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니까 내가 너무 많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다음에 내가 너무 많이 사회적 에너지를 쓴 상태에서 받는 전화 혹은 그때 또 다시 만나는 사람, 낯선 사람 이런 거 되게 위험해요. 그래서 멍 때리는 시간이 진짜 중요해요.]

[앵커]

멍 때리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혼자 있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을 스스로 먼저 가지면 고독을 내가 경험하고 사회적 에너지가 생성된 상태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사회적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또 바닥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니까 버겁고 힘들어 그러니까 사람들로부터 자꾸 멀어져. 그럼 고독이 아니라 뭐가 돼요? 외로움이 돼요. 그러면 그 외로움을 견디다 못 해 또 나가서 또 다시 또 상처받거나 아니면 힘들고 와요. 이게 악순환이 어느 쪽 순환이 그려지느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 혹은 나 혼자 무엇을 좀 해 보는 시간들을 중간중간에 이게 크기보다 길이보다 빈도가 더 중요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가져보시는 게 좋은데 예를 들자면 신입생 같은 경우에는요. 신입생 같은 경우에는 미리 먼저 강의실을 들어가기 전에 한 10분 정도 캠퍼스 벤치에서 후 하고.]

[앵커]

심호흡.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심호흡 한 번 하고 뇌 살짝 식히고 난 다음에 들어가는 것도 좋고요. 그러면 뭐냐 하면 실제로 쭉 들어오는 막 완전히 낯선 새로운 친구들이나 아니면 교수님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와요.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도 오늘 하루 종일 막 명함을 돌리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미팅하셨어요. 그러면 후반부쯤 가면 이제 또 다른 고객을 만날 때 사람 쓰러져요. 살짝 멍 때리시는 거 좋아요.]

[앵커]

아까 캠퍼스 말씀을 하셨는데 교수님들 중에서도 강의에 익숙해도 매번 긴장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도 미리 강의실에 가서 미리 완벽하게 세팅도 해 놓고 이런 습관이 있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미리 공간 가까운 데 가서 친숙함을 얻는 게 굉장히 중요하네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저도 강의실을 한 번도 안 가본 강의실이면, 그런 강의실에서 강의를 해야 되는 학기면 하루 전 혹은 며칠 전에 그 강의실에서 한 10분 정도 앉아 있다 가요. 뭐냐 하면 내가 심리적으로 '내가 먼저 와 있어. 나 터줏대감이야. 나 홈그라운드 갔지롱.' 이런 식으로 약간 재미있게 뇌에 긍정적 착각을 주는 걸 하죠.]

[앵커]

내 뇌에 긍정적 착각을 주어라. 그리고 약간 사회적 에너지가 총량이 있으니까 잘 좀 분배를 사람 만나는 횟수 이런 걸 분배하면 좋겠네요.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새로운 환경인데 아이들에게는 어떨까요? 다음 고민 키워드로 만나보시죠. < 학교 가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 혹시 새 학기 증후군? > 변화에 민감한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새학기 뭐 새 교실, 새 친구, 새 선생님.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있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떤 증상, 어떤 증후군인가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증후군이라고 너무 거창하게 부른다기보다는 그냥 가기 싫고 가서 또 힘들고 그리고 다시 하교하고 난 다음에 또 다음 날이 두려워지고 이런 모든 것들이 정도가 심해지면 이제 우리가 증후군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거겠죠. 그런데 이제 여기서도 우리가 좀 생각해 볼 게 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가. 진짜 큽니다. 정말 커요.]

[앵커]

배 아프다 하는 친구도 있고.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저는 제 주위에, 저도 그런 경험 있었지만 배 아픈 정도를 넘어서 아침에 일어나는 데 목을 못 들겠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너 갑자기 다쳤냐, 왜 목을 못 드냐' 했더니 그러니까 마음이 못 일어나게 만드는 경우죠.]

[앵커]

꽉 묶여버린 거군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학기 시작하고 한 달 내내 우리가 소위 말하는 가위 눌린다 그런 것을 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도 있는데 아이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인간이요. 인간은 어떤 사람이든 전쟁터에 들어가면 공황상태에 빠지죠. 그러니까 굉장히 그 상황이 상황적으로 부모님은 그냥 자기가 뒤에서 보고 있으니까 괜찮은 거예요. 그런데 아닙니다. 뒤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엉뚱하고 또 우연하면서 예기치 못했던 변수에 의해서 굉장히 많은 혼란감에 빠져 있는지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아이가 약해서는 아니에요.]

[앵커]

약해서는 아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더 변화에 민감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을 것 같기도 해요. 어른들은 그래도 경험이 있으니까.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심지어는 그래서 창조적인 사람일수록, 그다음에 굉장히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런 새로운 학기 혹은 새로운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겪는다, 이런 연구들이 있죠. 왜 예민하니까.]

[앵커]

지금 3월 2일에 입학을 했고요. 그게 지난주 목요일이었고 오늘이 이제 월요일 첫 개강, 입학 제대로 된 시작이거든요. 오늘 이 얘기가 딱 중요한 것 같은데 아이들 성향에 따라서는 새 학기 증후군이 나타나는 행동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 아이가 왜 이러지, 배가 좀 아프네, 아까 목을 못 가눌 정도. 어떤 행동을 좀 자세히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녀들을 관찰해 봐야 될까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이전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앵커]

이전 것에?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네, 그러니까 예전 친구 그다음에 예전 학교, 예전 학급. 그러니까 만약에 같은 학교라고 해도 자기가 작년까지 썼던 그런 교실에 대한 동경, 이런 것들이 그냥 단순히 추억이 아니라 자꾸 이렇게 회귀하고 퇴행하는 경우들. 그런 것들을 많이 봐야죠. 지금이 힘들어도 봐야 되지만 '나 작년 친구들이 너무 좋았어요.'부터 시작해서 예전 것들에 대해서 너무 많이 본다. 이런 것들도 한번 봐야 되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생각해 봐야 될 만한 게 바로 뭐냐 하면 불필요하고 엉뚱해 보이는 것들에도 자꾸 트집 잡는 것처럼 보일 때는 이건 트집이 아니라 아이가 이런 것들에도 다 지금 예민하게 지금 반응할 수 있구나라고 보셔야 되죠. '의자가 너무 불편해요.' 의자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 얘기가 뭐냐 하면 사실은 내가 편한 곳에 가면 제가 지금 벌써 세 번째 뵈니까 벌써부터 편안해졌는지, 방금 전에 느꼈어요. 제가 첫날 왔을 때 이 의자가 어떤 느낌인지 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앉아 있어요. 턱 하고 앉아 있는 거예요. 이런 느낌처럼 모든 것에 예민해지고 있다라고 하면 이건 아이가 사실은 굉장히 스트레스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셔야 돼요.]

[앵커]

마지막으로 부모님들은 아이가 그런 식의 행동이 관찰이 됐을 때 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새 학기, 새 반, 새 담임선생님, 새 친구죠. 그래서 저는 가끔 이렇게 조언을 드립니다. 그러니까 가방은 새 거 주지 마세요.]

[앵커]

가방이라도 익숙하게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학용품까지 싹 다 새 걸로 바꿔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앵커]

기분이 나거든요, 그게.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그게 부모님의 기분이죠. 부모님의 기분이죠.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좋아요. 우리 새학기 시작했으니까 뭐가 필요한지 우리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지내보고 결정하자라고 해서 늘 들던 가방, 늘 쓰던 그런 펜 그런 학용품들 위주로 조금 더 옷도 좀 이렇게 약간 기존의 물건들을 좀 더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의외로 사람들이 물건에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그렇게 해서 다 새것이니까 이제 기존의 것, 헌것들도 같이 섞어보시는 게 좋아요.]

[앵커]

이건 생각도 못 했던 솔루션이에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그러게요. 너무 민감한 그런 아이들에게는 너무 새 걸로, 너무 새 시작을 강조하기보다는 조금 익숙한 걸 남겨두자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겠네요.]

[앵커]

진짜 교수님이 오시는 시간에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너무 아쉽습니다. 교수님 증후군이에요, 이거. 그러니까요. 김경일 교수님 증후군에 걸렸는데. 그래서 오늘 월, 수, 금 상클 2교시가 이어지는 날이잖아요. 제가 낯가림 성격 이야기를 한 만큼 오늘 유튜브에서는 MBTI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시고요.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님 잠시 후에 유튜브에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