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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냐' 봄철 불청객 흰개미 떼 습격에 한옥촌 비상

입력 2024-05-07 22:33 수정 2024-05-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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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나무를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흰개미 떼입니다. 흰개미 떼가 휩쓸고 가면 목조 건물이나 문화재가 무너지는 경우까지 있는데, 올해 역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심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한옥 카페입니다.

창틀과 바닥에 검은 점들이 한가득 떨어져 있습니다.

죽은 흰개미들입니다.

[피해 주민 : (흰개미가) 엄청 많아요. 올해 또 엄청 나오고. 빨리 안 죽고 (약을) 쳐도 계속 나오고. 나무 있는 데면 다 나와.]

나무를 갉아 먹는 흰개미는 '목조건물의 저승사자'로 불립니다.

검은 몸통에 긴 날개가 두 쌍 달린 흰개미입니다.

얼마 전 방제 작업을 해서 많이 줄어든 상태인데도 이렇게 전구 주변에 한가득, 바닥엔 쓸어 담을 수 있을 만큼 많은 흰개미가 죽어 있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집니다.

지붕 아래 서까래에는 흰개미가 나이테를 따라 파먹은 흔적이 뚜렷합니다.

아예 나무 조각이 떨어져 나간 부분도 있습니다.

[고남철/한국흰개미대책협회장 : 이쪽이 구조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지붕을 받치는 부분인데, 이미 섭식을 해서 지금 나무의 틀만 남아있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기둥을 두드려보니 속이 텅 빈 소리가 납니다.

손으로 긁기만 해도 나무 부스러기가 나옵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 앞에선 속수무책입니다.

[고남철/한국흰개미대책협회장 : 비가 많이 올 때쯤이었어요. 여기가 무너졌고 무너진 이유에 대해서는 그 당시에 알지는 못했지만, 추후에 와서 확인을 해보니까 모든 목재가 흰개미 피해가 있었습니다.]

흰개미 번식기인 4~5월이 되면서 또다시 비상이 걸린 겁니다.

지자체들은 일부 지역이나 한옥 건물에 대해 미리 방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집주인이나 건물주의 허락을 받아야 해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새로 건물을 지을 때 미리 방제 처리를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의무화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화면제공 한국흰개미대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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