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심 주택가의 한 오피스텔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 상태로 4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소유권 분쟁 때문에 관리 책임을 서로 미루며 벌어진 일인데, 애꿎은 주변 주민들만 악취와 벌레에 시달리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한주 기자입니다.
[기자]
냉장고부터 소파, 변기까지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어림잡아도 수십 톤은 되어 보입니다.
건설폐기물까지 섞여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 오피스텔 바로 옆 입니다.
[이양숙/인근 주민 : 어떤 여자가 '오빠 빨리 버려 버려' 이러고 '빨리 가자 가자' 하는데 저거 왜 저러지 했는데 저렇게 하루하루 쓰레기가 쌓여가는 거지.]
4년 넘게 이렇게 쌓였습니다.
이제는 아무나 거리낌 없이 쓰레기를 던지는 곳이 됐습니다.
[쓰레기 오피스텔 주민 : 안 좋죠. 그렇지만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있나요? 우리는 앞으로 드나드니까, 그쪽으로 갈 일이 없으니까…]
창문을 열면 바로 '쓰레기 뷰' 입니다.
[최영숙/인근 주민 : 점점점 쌓이는 거예요. 일반 쓰레기도 내려오고 이러니까, 냄새 같은 것도 그렇고 저희 주민들이 피해가 많아요.]
음식물이 섞여 있어 온갖 벌레가 꼬입니다.
바로 옆 양로원은 해마다 해충 피해까지 겪고 있습니다.
방역을 해봤지만 쓰레기가 그대로다 보니 그때뿐입니다.
[권효진/요양시설 원장 : 여름만 되면 직원들이 벌벌 떠는 거예요. 다 모기가 엄청나게 물리고, 온 얼굴에 모기 물린 자국이 있을 정도고…]
악취도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쓰레기를 방치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실을 찾아가봤습니다.
양이 너무 많아 치우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댑니다.
[오피스텔 관리대표 : 내가 (소유주한테) 이야기했죠. 빨리 돈 주고 치워라 그러니까 돈이 없다 없다 하면서 조금 있다 한다 이렇게…]
소유주는 유치권 분쟁을 하다 연락이 끊긴 전임관리대표 탓으로 돌립니다.
[오피스텔 소유주 : 관리 일체를 상대방이 했으니까 그 사람 책임이죠.]
그 사이 지자체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몇 차례 과태료 부과를 했지만 쓰레기 자체를 치우진 못하고 있습니다.
사유지라는 이유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 강제로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자기네들이 갖다 버려도 구청에서 치워준다 이런 식으로 인식하게 될까 봐 함부로 저희가 못 치우고 있는 거거든요.]
내팽겨쳐진 양심에 모두가 남 탓을 하는 사이 주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황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