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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민족 정기 끊으려고? 영화 '파묘' 속 쇠말뚝, 어디까지 진짜일까

입력 2024-03-06 20:42 수정 2024-03-0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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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흥행몰이 중인 영화 '파묘'에는 '쇠말뚝'이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한동안 일제가 민족 정기를 끊기 위해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학계에서는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게 중론입니다.

조소희 기자가 팩트체크했습니다.

[기자]

[영화 '파묘' : 내가 한 40년 땅 파먹고 살았지만 여긴 도저히 모르겠다]

영화 '파묘'의 후반부를 이끄는 건 쇠말뚝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일제는 한반도를 강점하며 우리 땅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습니다.

영화에선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이와 무관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관련한 문헌이나 기록이 없어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고태우/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한국 근대사 전공) : 명확한 근거가 없고요. 토지 측량 과정에서 약간의 강압적인 분위기라던지 민족적 감정으로 나타나는 과정에서 소문들이 확대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학계에선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수탈을 위해 토지를 측량하면서 쇠말뚝을 박았던 것으로 것으로 해석합니다.

[장유승/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 (한국한문학 전공) : 기본적으로 풍수 사상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일본에는 그런 관념이 희박해요.]

그러나 농경 사회에서 소중히 여겨졌던 땅, 유교문화 속에서 보호해야 할 조상의 묘지 근처에 일제가 쇠말뚝을 박는 것 자체가 당시 사람들에겐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 것은 사실입니다.

쇠말뚝은 땅을 빼앗긴 사람들 입장에선 정서적 분노를, 또 저항을 일으키는 상징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최태성/한국사 강사 : 왜냐면 우리는 피해자고 그쪽은 가해자니까요.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상처가 되잖아요.]

36년, 일제강점기 속에서 쇠말뚝은 일제 탄압의 표식이었습니다.

실제로 일제의 측량은 경제 수탈로 이어졌습니다.

[영상자막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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