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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은' 품어온 전국 유일 학폭 피해자 센터 10년 만에 폐쇄

입력 2023-05-19 21:01 수정 2023-05-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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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폭력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기숙형 학교가 전국에 딱 한 곳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19일) 개교한 지 10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학생들은 버려진 거 같다고 말했다는데요.

그 사연을, 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괴롭힘 당한 아이들은 자존감에 상처가 남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해칩니다.

[해맑음센터 재학생 : 자해를 한 번 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칼로 긋든가…]

변해가는 아이를 보는 부모 마음도 함께 아픕니다.

하지만 도울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해맑음센터 수료생 학부모 : 자살사고가 일어나면서 '아이가 힘들어하는구나' 그때야 자각하고…]

이런 아이들이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찾은 곳이 해맑음센터였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를 위해 세운 국내 하나 있는 기숙형 대안학교입니다.

지금까지 330여명 아이들이 이곳에서 배우고 마음을 달랬습니다.

다른 학교 폭력 상담 기관과 달리 가해자를 마주칠 걱정이 없습니다.

[해맑음센터 재학생 : 잘못을 했는데도 보듬어주시고 사랑한다고 해주셔서 좋았던 것 같아요.]

다친 아이들은 눈에 띄게 회복했습니다.

[해맑음센터 수료생 학부모 : 자연에서 뛰놀면서 선생님들이 자기를 인정해주고 '네 잘못이 아니었어.' 지금은 굉장히 건강하게 자기답게 살아가고 있어요.]

10년 전, 학폭 피해 아이 부모들이 폐교를 고쳐 만든 이곳.

오늘 문을 닫게 됐습니다.

문제는 오래된 건물입니다.

바닥이 기울고 갈라졌고 최근 안전 진단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5일, 건물을 비우라고 명령했습니다.

학교와 친구가 무서워 떠나온 아이들은 다시 어딘가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해맑음센터 재학생 : 심리적 압박이 심한데, 교육부가 대한민국 학생을 버렸다…]

학교 측은 '건물을 고치거나 옮기게 해달라고 요청 해왔는데 갑작스레 퇴거 통보 받았다'고 했습니다.

교육부가 경북 구미 폐교 등을 이전 부지로 제시했는데 역시 건물은 낡았고 너무 외진 곳이었습니다.

오늘 열린 마지막 수료식.

부둥켜안은 학생과 교사들은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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