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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특검' 정의·민주당 각론 달라…이정미 "비교섭단체가 특검"

입력 2023-03-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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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에 이어 정의당도 쌍특검을 추진하기로 했죠.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이어서 김건희 특검법도 도입하기로 한 건데요. 다만 민주당과 공조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특검 추진 방식이나 후보 추천권, 또 수사 범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인 건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속보를 정리했습니다.

[기자]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마라톤에서 팀의 주력 선수를 위해 희생하는 역할을 맡은 선수인데요. 주력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다른 경쟁 선수들의 오버페이스를 이끌어내거나 리듬을 흐트러뜨리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보통 30km쯤에서 레이스를 멈추는데요. 정의당, 한동안 민주당의 페이스 메이커라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에는 민주당과 다른 독자 노선을 걸어왔는데요. 지난달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에도 가결표를 던졌었죠.

[이정미/정의당 대표 (지난달 27일) : 불체포특권 폐지는 이재명 대표의 불과 1년 전 대국민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정의당 의원들은 불체포특권 폐지라는 당론에 입각해서 표결에 임할 것입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쌍특검'에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는데요.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법안은 발의했지만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펼쳐왔죠.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판단이었는데요. 하지만 어제부로 입장을 전환했습니다. 김건희 특검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검찰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없구나, 그렇다고 한다면 국회가 가진 권한, 저희들이 2월 12일 재판 이후에 누누이 얘기해 왔던 이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에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이 문제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약속을 드렸기 때문에 특검으로 이제는 이걸 가져와야 되겠다.]

정의당이 특검 도입으로 선회한 이유, 지난 6일 대검찰청 항의방문 때 검찰의 수사의지가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 경우 정의당에 다시 민주당의 페이스 메이커가 됐다는 딱지가 붙을 가능성도 있을 텐데요.

정의당도 이런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았나 봅니다. 민주당과 공조한다는 표현은 현재로서는 잘못됐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총론은 비슷해보일지 몰라고 각론은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크게 3가지 사안에서 민주당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요. 먼저 #특검 추진 방식입니다.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희들은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해서 이 순서를 일단 밟아놔야 된다. 그래야 시간이 지나더라도 입법이 되는 거고, 또 그래야 또 국민의힘도 더 압박해서 심사 절차에 임하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쌍특검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계획이죠. 일단 본회의에서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면 법정 기한 내에는 무조건 입법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반면 정의당은 일반적인 절차를 거쳐서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패스트트랙이 오히려 슬로우트랙이 될 수도 있다고도 본 겁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일단 패스트트랙의 가장 큰 한계는 뭐냐 하면 국회 본회의에 이게 통과가 된다 하더라도 그러면 그다음부터 모든 수사는 올스톱입니다. 국회 안에서도 180일이 지나야 그 법안을 다룰 수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패스트트랙이 어떻게 보면 신속안건 처리지만 '슬로트랙', 6개월을 기다려야 되는 안건 처리 방식이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안건의 상임위 심사기간은 최장 180일, 본회의 상정 전 숙려 기간은 최장 60일이죠. 특검법 처리까지 최장 240일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정의당은 이럴 바엔 특검에 반대하는 여당도 설득해서 어떻게든 국회가 뜻을 모아 함께 나아가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의당 입장에서는 공정한 수사, 그리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되는 어떤 결과물의 도출,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국회를 최대한 설득하는 이런 노력을 벌여보겠다라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특검 추천권과 관련해서도 민주당과 부딪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거대 양당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은 양당이 모두 결부된 사안이기 때문이란 건데요.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50억 클럽 특검은 국민의힘, 민주당 양당이 다 제척 사유가 있습니다. 특검 조사 대상자들이 양당에 다 연루가 되어 있는 분들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도 우리가 BBK라든가 드루킹 특검이라든가 이런 특검의 제척 대상 국회 정당은 특검 추천권에서 배제를 시킨 전례가 있고 그러면 비교섭단체들이 특검 추천을 하자…]

같은 논리로 김건희 특검 후보 추천에서 국민의힘은 배제하자는 입장입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건희 여사 특검 추천과 관련해서는 이것은 대통령 부인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통령이 소속되어 있는 {국민의힘은 안 된다.} 국민의힘은 배제한 나머지 원내 정당들이 특검을 추천하는 것…]

정의당은 민주당이 쌍특검을 추진하는 취지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문제의식도 갖고 있죠.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추진에는 현재 진행 중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단 의심인데요. 김건희 특검 역시 '이재명 방탄'의 연장선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정의당을 포함한 나머지 비교섭단체에 추천권을 일임하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이 특검 국면 안에서 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어떤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어떤 공정성의 지렛대로, 비교섭단체들이 특검 추천을 함께하는 이런 방향으로 저희들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부딪치는 마지막 사안, #수사 범위입니다. 민주당이 내놓은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크게 3가지죠. 주가 조작 의혹과 허위 경력 의혹, 그리고 뇌물성 협찬 의혹인데요.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주가조작 의혹 사건도 그렇지만 당장 방금 언급하신 코바나컨텐츠 협찬도 뇌물성 협찬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도 수사를 해야 되고 '과거에 학력과 경력, 이력 등을 조작했다'라고 하는 사실도 이것도 엄밀하게 얘기하면 입사나 또는 입학에 있어서 업무방해 혐의가 있는 거죠.]

정의당은 '원포인트 특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법원 판결로 검찰의 부실 수사가 어느 정도 확인된 주가 조작 의혹으로만 수사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건데요.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도 부산저축은행까지 넘어가지 말고 일단 50억 클럽부터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입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축은행 사태부터 시작해가지고 쫙 다 대장동 전반을 하자, 이렇게 되면 국회 안에서 이것을 합의하고 다뤄내기가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냥 정치적인 공방만 시작되는 이러한 어떤 특검 논쟁이 아니라 특검이 성사되어서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민주당은 정의당에 딜을 시도 중입니다. 수사 범위를 넓히는 데 동의해주면 특검 추천권을 넘겨줄 의향을 내비친 건데요.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대장동 50억 클럽의 경우, 그 50억 클럽에만 한정하지 말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동원된 자금과 또 그 개발수익으로 조성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수사 범위로 확대하자고 한다면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는 특검도 저희들은 받을 용의가 있습니다.]

사실 아직 정의당을 페이스 메이커로 여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국민의힘은 양당 모두를 비판했죠. 쌍특검은 "명분도 없고 민심도 없다"는 건데요. "다음 총선에서 쌍코피 터질 각오쯤은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죠. 특히 김건희 특검은 문재인 정권에서 수사가 시작된 사안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문재인 정권하에서 친문 검사들이 정말 문제가 있었으면 놔뒀겠습니까. 91개의 구좌(계좌) 중에서 90개가 무혐의 처리되고 김건희 여사 구좌(계좌) 하나만 남겨놨던 거 아닙니까. 그것도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들이 조사를 받겠다고 그러니까 그것도 안 했잖아요. 왜, 이거를 조사를 받으면 종결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런 사안에서 무슨 특검을 하자는 것인지.]

자, 오늘은 쌍특검을 둘러싼 민주당과 정의당의 입장차를 정리해드렸는데요. 정의당, 일단 쌍특검에 동의는 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세부 내용에 관한 논의는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끌어가고 싶은 마음인 듯한데요. 오늘(8일) '줌 인' 한 마디는 정의당의 마음을 담은 영화 대사로 정리하겠습니다.

[영화 '페이스 메이커' : 평생 남을 위해서 뛰어왔거든요. 하지만 내 인생 마지막 완주는요. 나를 위해서 해야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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