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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하더니 4.4 여진…"돌아갈 엄두 안 나" 트라우마 호소

입력 2023-02-12 19:45 수정 2023-02-1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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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도 현지에선 수 천 건의 크고 작은 여진 이어져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앙으로부터 불과 수 십 킬로미터 떨어진 가지엔테프에 JTBC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고생이 많습니다. 백민경 기자, 어제는 여진까지 선명히 느꼈다면서요.

[기자]

네, 튀르키예 지진 취재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선명한 여진을 느꼈습니다.

이 곳, 가지엔테프는 진앙으로부터 33km, 차로 40분 거리입니다.

어제 밤 11시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확인해보니 규모 4.4 여진이었습니다.

밖에서 취재 중일 땐 여진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제가 머무는 호텔 로비엔 이재민들도 머물고 있는데요. 일부는 저처럼 건물 밖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기록을 보니 지난 하루 동안 규모 4를 넘는 지진이 19차례 일어났습니다.

[앵커]

많이 놀랐을 것 같은데, 이재민들도 불안하겠습니다.

[기자]

말씀 드린 것처럼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뒤로 보이는 천막에 머물고 있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는 이런 공원에 천막을 설치하거나, 차에서 자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어젯밤과 오늘 이재민촌을 돌아봤는데요.

이재민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려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나 우로/이재민 : 아무것도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저와 무서워하는 아이들만 챙기는 게 다였습니다.]

다른 주민도 "조금 전에 규모 4 넘는 지진을 느꼈다. 천막 안에 있는 것조차 불안하다"면서 모닥불 옆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오늘로 벌써 일주일인데요. 이재민들 생활도 쉽지 않죠.

[기자]

네, 지금 튀르키예는 국가 애도기간으로 조기가 걸려 있고 휴교령으로 어느 이재민촌을 가도 길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가스가 끊기면서 일주일째 씻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식당과 상점, 일터도 문을 닫았습니다.

주민들은 천막에서 구호품인 죽과 빵, 소금과 쌀, 기름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주민들 말로는 크게 아프면 앰뷸런스를 부르고 병원에 갈 수는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수색과 구조 작업에 모든 인력이 투입돼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 치료는커녕 일반적인 치료도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재민 생활을 당분간은 이어나가야 할 걸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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