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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밤 자고 올게" 기다린 아빠…70여 년 만에 '정강이뼈' 찾았다

입력 2023-01-23 20:29 수정 2023-01-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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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설 명절을 좀 더 특별하게 맞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6.25 전쟁에서 전사한 가족의 유해를 70여 년 만에 찾은 유가족들입니다.

그 사연을 김재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딸 최월선 씨가 6·25 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 고 최봉근 일병의 유품과 신원 확인서를 건네받습니다.

세 살배기던 딸은 이제 일흔다섯의 할머니가 됐습니다.

[최월선 / 6·25 전쟁 전사자 유가족 : 열밤만 자고 올게, 그러면 아빠 열밤 넘는데 열밤 넘는데 하면…]

국방부가 2001년 춘천에서 발굴한 '오른쪽 정강이뼈'가 최월선 씨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걸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확인한 겁니다.

결과가 나오기 며칠 전 아버지가 꿈에 나왔습니다.

[최월선 / 6·25 전쟁 전사자 유가족 : 이상하다, 우리 아버지 오시려고 하나보다… 나 그래서 울었다. 밤에 자다가 울었다.]

어디 누워계신지도 모르고 제사를 지냈던 가족은 조금이나마 편안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1만 2천여 구의 전사자 유해가 발굴됐지만, 이렇게 가족을 찾은 건 2백여 건에 불과합니다.

[이근원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 : 저희 단으로 알려주시면 직접 유전자 시료 채취를 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신원 확인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릴 적 6·25 전쟁으로 오빠를 잃은 정양교 씨는 자택에서 유전자 시료 채취에 응했습니다.

어머니와 현충원 무명탑을 찾곤 했던 정 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정양교 / 6·25 전쟁 전사자 유가족 : 모르고 몇십 년을 살다가 발굴돼서 계시다면 진짜 반가운 일이죠.]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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