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일) 새벽, 경남 거제의 한 사찰에 누군가 불을 질렀습니다. 대웅전이 모두 타서 잿더미가 됐는데요. 불을 지른 50대는 절에서 술을 못 마시게 했던 것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 걸로 나타났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불기둥이 대웅전을 집어삼킵니다.
탁, 탁 나무 타는 소리가 사방에 울릴 정도로 불길은 맹렬합니다.
[출동 소방관 : 여기 어디야? 절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1955년 건립된 경남 거제 계룡사에서 불이 난 건 오늘 새벽 0시 반쯤입니다.
불은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대웅전 1곳을 모두 태운 뒤 3시간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숨 소리가 가득합니다.
[계룡사 관계자 : 그냥 말이 안 나옵니다. 엄두가 안 나지. 눈물밖에 안 나와요.]
화재 원인을 살피던 경찰은 사찰 CCTV에서 단서를 찾았습니다.
한 남성이 몰래 법당으로 들어와 불을 지르는 장면을 확인한 겁니다.
흰 통을 들고 구석으로 가서, 라이터로 커튼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해 화재 발생 3시간 만에 5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검거 당시 남성은 사찰 인근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남성은 술 문제로 불을 질렀다고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김태영/거제경찰서 형사과장 : 피의자는 최근 사찰 식당에서 술을 마시려다가 제지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경찰은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화면제공 : 경남소방본부·거제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