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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출근 인플레이션'…배고픈지 생각, 웬만하면 걷기

입력 2022-06-18 18:18 수정 2022-06-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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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름값 뿐 아니라 밥값도 많이 올랐죠. 그래서 돈 벌려고 출근하는 건데 되레 출근하는데 돈을 너무 많이 쓰게 된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출근 인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출근하는데 드는 비용,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 크로스체크 서준석, 조보경 기자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점심시간 여의도입니다.

요즘은 만 원짜리 한 장으로 점심 먹을 수 있는 곳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요.

직접 돌아다니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설렁탕의 가격은 딱 만 원, 닭칼국수와 제육볶음 가격은 만 원을 넘었습니다.

김치찌개, 떡볶이 정도가 아슬하게 만 원 이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곳 상인들은 식자재 물가가 올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주변 상인 : 손님들에게 나가는 내용물을 조금 더 건져내려고 해도…손에 익어가지고…]

취재진이 여의도 식당 50곳의 가격을 확인해보니 만 원 아래의 메뉴를 갖고 있는 곳은 20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락을 갖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늘었습니다.

도시락을 싼 지 4개월 째 되는 전소연 씨는 함께 모여 먹던 점심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합니다.

[전소연/직장인 : 같이 모여서 먹으러 나가곤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도시락 먹는 사람 따로, 먹으러 나가는 사람 따로 이렇게 나눠진 것 같아요.]

점심값 걱정은 한국 직장인 만의 고충은 아닙니다.

독일의 직장인 이승헌 씨는 점심 값도 부담이지만, 출근에 필요한 차량 기름 값도 걱정입니다.

[이승헌/독일 거주 교민 : 보통은 아무 생각없이 이런 (더운) 날씨에는 에어컨을 틀고 다녔는데, 웬만하면 줄이고 가까운 데는 걸어가고… 점심도 정말 제가 배고픈가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도 하고…]

재택이 익숙해진 미국에서는 "대면 출근이 고소득자나 가능한 사치"라는 불만까지 나옵니다.

밥상 물가 상승이 유독 더 힘겨운 곳도 있습니다.

취약계층에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는 무료급식소입니다.

30년째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이곳에선 매일 식사 250인분 가량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1년 전쯤엔 한 달에 1800만원 정도 들던 재료비가 올해부터는 300만 원 넘게 올랐습니다.

[고영배/원각사 무료급식소 사무국장 : 채솟값들이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작년에 비해서 쉽게 얘기해서 당근 한 상자에 1만1000원 하던 게 지금 1만6000원까지. 고깃값도 상당히 많이 올랐고요.]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식사량을 줄일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이곳은 유일하게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여기서 끼니를 때우는 노인도 있습니다.

[A씨/무료급식소 이용자 : 다른 사람이 조금 놀랄 정도로 내가 많이 먹거든. 이게 한 2인분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래야 내일까지도 기다릴 수가 있다고. 저녁에는 물 먹고…]

[김정호/봉사자 : 어르신들이 또 기다리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걸 생각하면은…]

지난달 초엔 잠시 반찬 가짓수를 줄였습니다.

지금은 후원이 조금 늘어 겨우 반찬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영배/원각사 무료급식소 사무국장 : 어르신들 영양가 있게 잘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참 마음이 아팠었고요. (지금 상황이라도 유지하는 게)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부받은 식품이나 생필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푸드마켓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해졌습니다.

[한용훈/영등포푸드뱅크마켓 점장 : 실직을 당했다거나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분이 생기잖아요. 그런 분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노인분들이 아닌 젊은 층도 이용을 하고 있다는 점이고요. 20~30대 혹은 간혹가다 청소년 계층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생필품 가격이 많이 올라 저소득 계층은 더욱 혹독한 고통을 체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이주원 / 영상디자인 :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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