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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섹시 안무' 하지 말아야 할 '3대 금기 몸짓'

입력 2014-01-28 08:03 수정 2014-0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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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섹시 안무' 하지 말아야 할 '3대 금기 몸짓'


'2014년판 방송사 금지 댄스 리스트?'

정초부터 걸그룹 사이에 섹시 경쟁이 펼쳐지자 방송사 심의실이 바빠졌다. 섹시 전쟁에 포문을 연 걸스데이에 이어 달샤벳·AOA·레인보우 블랙 등이 컴백과 동시에 '19금'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경쟁이 지나치면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걸그룹의 섹시 질주에 속도가 너무 붙자 쇼프로그램 연출진들이 '선정적인 안무와 동작을 수정하라'며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선정성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영역. 과연 어디까지가 섹시하고 멋진 퍼포먼스인지, 어느 선을 넘으면 자극이 지나친 선정성인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연예기획사들은 'K-POP의 창작욕을 꺾을 수 있다'며 볼멘소리도 내놓는다.

최근 방송사에서 연예기획사들에게 '절대 이런 춤을 추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선, 이른바 '2014년판 방송사 금지댄스 리스트'를 살펴봤다.


▶눕지마 만지지마, 열어젖히지마!

걸그룹, '섹시 안무' 하지 말아야 할 '3대 금기 몸짓'


방송사에선 의상보다 동작을 더 주시하고 있다. 방송사에서 금지한 야릇한 세 가지 동작은 '바닥에 눕기', '특정 신체 부위 더듬기', 그리고 '의상 열어젖히기'다. 지난 3일 신곡 '썸씽'으로 컴백한 걸스데이는 뒤늦게 포인트 안무가 '레드카드'를 받아 긴급 수정했다. 24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바닥에 엎드려 엉덩이를 튕기는 장면을 빼고, 무릎을 꿇어 바운스를 타는 장면으로 대체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제작진이 갑작스레 요청해 당일 대기실에서 동작을 연습해 무대에 섰다"고 귀띔했다.

8일 'B.B.B'로 컴백한 달샤벳은 가슴을 문지르는 듯한 안무가 문제가 됐다. 손바닥을 펼친 뒤 가슴을 비벼 '가슴 아파' 춤이라 불리기도 했던 해당 동작은 18일 MBC '쇼 음악중심'부터 바뀌었다. 가슴에서 쇄골쪽으로 손 위치를 변경, 목을 비비는 모습으로 변했다. 달샤벳은 지난해 여름 발표한 '내 다리를 봐'에서도 '찍찍이' 치마를 열어젖히는 장면이 야하다는 이유로 수정, 후반 활동에는 펄럭이는 치맛자락을 볼 수 없었다.

레인보우 유닛인 4인조 레인보우 블랙도 신곡 '차차' 무대 중 초미니 팬츠를 입고 바닥에 누워 다리를 쭉 찢어 올렸다. 이 동작은 '선정성'딱지가 붙어 지상파 3사서 아예 볼 수 없게 됐다. 레인보우 블랙은 의상도 바꿨다. 가슴부위를 강조하기 위해 덧댄 누드톤 천이 문제가 됐다. 누드톤으로 덧댄 부위를 없애고 터틀넥으로 노출을 줄였다.

AOA는 치마에 지퍼를 열어젖혀 허벅지 깊숙한 곳을 보여주던 안무를 삭제했다. 멤버 혜정이 바닥에 누워 자신의 몸을 쓸어내리던 안무도 삭제,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는 '샤론스톤춤'으로 변경했다.

▶방송사별 심의 입맛에 따라 안무도 각각

걸그룹, '섹시 안무' 하지 말아야 할 '3대 금기 몸짓'


안무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연예기획사들은 우왕좌왕 했다. 지상파 3사가 모두 다른 안무 기준을 적용, 방송국마다 요구사항이 달랐기 때문이다. MBC와 SBS는 엎드려 엉덩이를 튕기는 동작을 허용하지만, KBS에서는 불가다. 따라서 걸그룹들은 방송사별로 맞춤 안무를 하고 있는 상황. 동작의 가능여부는 담당 PD나 심의실에서 결정한다. SBS '인기가요' 관계자는 "리허설 과정에서 꼼꼼하게 체크 해 방송에 나갔을 때 문제가 될 만한 의상 및 동작을 먼저 걸러낸다"고 밝혔다.

이런 걸그룹의 선정성 논란에 꼭 야한 춤만 춰야 뜰까란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 음악 평론가는 "꼭 야한 춤을 춰야 뜨는 게 아니라는 걸 싸이와 크레용팝이 제대로 보여줬다. '말춤' '직렬 5기통춤' 등 위트있고 재기발랄한 안무가 눈에 띄지 않냐"며 "야한 안무는 일부 남성팬들에게만 있기가 있을 뿐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걸그룹의 경쟁적인 노출과 과도한 안무가 장기적으로 본인들에게 득인지 실인지는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소속사도 이러한 사정을 모를리 없다. 그렇지만 야한 안무를 버릴수도 없는 노릇. 한 소속사 관계자는 "섹시 컨셉트를 들고 나온 걸그룹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과감히 다른 컨셉트로 바꾸는 것은 힘들다"며 "여자 멤버들도 속살을 드러내고 과한 동작을 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초반 기선제압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 더 자극적이고 야해야 살아남는다"고 씁쓸해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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