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찌라시' 정진영 "뱃살 찌우고 한량 연기했죠"

입력 2014-03-07 08:38 수정 2014-03-07 09:5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찌라시' 정진영 "뱃살 찌우고 한량 연기했죠"


날카롭고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 정진영(50)이 후덕하고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새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김광식 감독, 2월 20일 개봉)에서 사설 정보지(찌라시) 유통업자 박사장을 연기하며 '한량'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신문사 기자 출신으로,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하다 불구가 된 후 찌라시 유통업자로 전락한 캐릭터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8kg이나 증량해 넉넉한 외모를 만들며 리얼리티를 살렸다. 넉살좋고 유들유들한 모습으로 관객을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짜리시'는 제목 그대로 찌라시라 불리는 사설 정보지를 소재로 삼은 영화. 찌라시에 올라온 루머 때문에 한 여배우가 죽게 되고, 그의 매니저가 루머의 최초유포자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찌라시 유통업자를 연기한 정진영은 "이런 사설 정보지에 이름이 올라간다는 자체가 기쁜 나쁜 일"이라며 무분별한 루머 유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증권가 정보지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아니다. 관심이 없었다. 영화 찍기 전에는 그런게 있다는 말만 들었지 직접 본 적이 없다. 내가 이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은 소속사의 한 여배우가 일부러 보내줘서 처음으로 보게 됐다."

-직접 본 느낌은 어땠나.

"어느 세계든 소문이란게 있고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막상 그 정보 중에 나에 대한 게 있다면 기분이 좋을수가 없다. 하물며 국가 정보원도 아닌 사설 정보원이 수집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나. 연예계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 덕분에 어느 정도는 입방아에 오르는걸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애환이고 업보일텐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참 안타까운건 생각이 드는건 사실이다."

-김광식 감독은 증권가 정보지를 만드는 사람을 직접 만나봤겠다.

"어렵게 수소문해서 만났는데 일반 직장인같은 분위기의 사람이었다고 하더라. 깔끔한 재킷 차림에 굉장히 전문가같은 느낌을 자아냈다고 했다. 내가 맡은 역할이 그런 정보지를 만들고 유포하는 인물인데 영화적 재미 때문에 실제와 좀 다른 모습으로 묘사한거다."

'찌라시' 정진영 "뱃살 찌우고 한량 연기했죠"


-오랜만에 좀 자유분방해보이는 인물을 연기했다.

"과거 '님은 먼 곳에'를 통해 껄렁껄렁해보이는 캐릭터를 보여줬다. 그 뒤로도 몇번 그런 시도를 하긴 했는데 웬지 대중이 정진영이 그런 연기 하는걸 좋아하진 않는듯 하더라. 오히려 깊은 감정을 호소력있게 전달하는걸 좋아들 하시는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연기를 좋아하지만 혼자 멋있게 보이겠다고 연기하는건 아니지 않나. 작품 전체에 도움이 되는 연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사장 캐릭터를 위해 8kg 정도 살을 찌웠다고 들었다.

"지금도 많이 후덕해보이지 않나. 영화 촬영 끝내고 지금까지 한 2kg 정도 뺐다. 원래 좀 슬림한 몸이었다. 이번에는 그런 각진 모습이 안 어울릴것 같아 살을 좀 찌웠다. 맥주 마시고 라면 먹고 슬슬 움직이며 즐겼더니 금방 살 찌더라. 얼마전 TV에서 '7번방의 선물'을 틀어주길래 보다가 날카로워보이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웃음) 촬영후 2kg 정도 뺐다. 앞으로도 뱃살 정도만 빼고 더 이상 신경은 안 쓰려한다. 나이를 먹으면 거기에 맞는 여유로운 모습을 가지는 게 좋은 것 같다."

-2년전까지 '사랑비'같은 멜로 드라마에도 출연하지 않았나.

"예전엔 멜로가 참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깊은 감정을 치밀하게 표현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욕심 내지말고 내 나이에 맞는 인물을 연기하는게 자연스럽고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역할도 하고 할아버지 역할도 하는게 자연스러운거다."

-요즘 드라마 '엔젤 아이즈'를 촬영중이지 않나.

"4월초 첫 방영이라 벌써 촬영이 시작됐다. 영화를 하다가 드라마를 하면 체력적으로 힘들고 굉장히 바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또 치열한 맛이 있어 좋다. 재미있는건, 드라마에 출연하다가 영화 위주로 활동하니 주위에서 은퇴한줄 알더라. 동네 주민들도 '왜 요즘엔 연기 안하냐'고 묻는다.(웃음)"

-건강관리를 위해 따로 하는 운동이 있다면.

"무릎이 안 좋아 등산은 못하고 헬스 정도만 한다. 오래전에 다리가 부러졌던 적이 있는데 나이가 드니 욱신거리기 시작하더라. 이번에 박사장이 다리를 저는 설정도 실제로 내 다리가 아파 '휠체어 타고 있는 걸로 하면 안될까'라고 농담처럼 제안하면서 시작된거다. 사연을 부각시키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휠체어를 쓰면 동선이 나오질 않아 보조기를 차고 다니는 걸로 설정했다."

-요즘에도 책을 많이 읽는 편인가.

"눈이 침침해져 책 읽는게 좀 어려워졌다. 그래도 많이 접하려고 노력은 하는 편이다. 주로 보는건 평전이다. 공공 도서관에 자주 가는 편인데 그 곳에 가면 갖은 장르의 평전들이 많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배우라는 직업에도 참 많은 도움이 된다. 유명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사적인 전기도 참 재미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요즘도 자주 마시나.

"무슨 소리. 양도 줄었고 쉽게 취한다. 잘 못 마신다. 담배도 아예 끊어버렸다. 사소한 낙들이 사라진거다. 그러다보니 이젠 연기하는게 가장 재미있고 즐겁다. 말 그대로 정면돌파만 남은 셈이다.(웃음)"

정지원 기자cinezzang@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