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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Dol①] 헨리 "전 여친 두고 한국행…인생에서 가장 후회"

입력 2017-06-30 10:01 수정 2017-06-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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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Dol①] 헨리 "전 여친 두고 한국행…인생에서 가장 후회"

헨리 하면 장난기 많은 개구쟁이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예능서 비치는 대부분의 이미지가 그렇기 때문이다. 예능 속 헨리는 '진짜' 헨리일까.

취중토크로 만난 헨리는 180도 달랐다. 한국어는 생각보다 더 잘했고 장난기는 쏙 빠진 진지 청년이었다. 음악 얘기할 땐 눈빛이 초롱초롱했고 사랑 얘기할 땐 슬픔과 그리움이 가득했다. 또 다른 사랑을 얘기할 땐 '끌리는 대로' 살 거라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헨리는 지난 23일 싱글 '끌리는 대로'를 발표했다.

"갑자기 나타난 사랑에게 상처를 받고 '끌리는 대로' 살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어요."

'그리워요'는 7년 사귄 여성에 대한 그리움이라면 '사랑 좀 하고 싶어' 옛 여자 친구를 잊기 위해 쓴 곡이다. '끌리는 대로'는 두 곡에 이어 스토리를 완성한 곡이다. 사랑에 대해 '외모보다 내면'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고 인생에서도 그만의 철학이 느껴졌다.

술 한 잔 마시지 않았지만 헨리는 사랑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헨리의 드라마틱했던 사랑과 음악인보다 예능인으로 살면서 남모르게 갖고 있던 고충들을 공개한다.




-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술 한 모금도 못 마셔요. 술 마시면 몸이 빨개지고 간지러워요. 술자리 가면 물과 탄산음료를 마시는 편이에요."

- 술자리도 많을 텐데요.
"술자리는 재밌어서 참석하지만 술을 마시진 않아요. 그래서 집에 갈 때 운전을 제가 해요."

- 술 안 마시고도 재밌게 놀 수 있나요.
"다들 제가 취한 줄 알아요. 가끔 술자리 가진 다음 날 아침에 '엄청 취했어. 그날 기억 안 나지?'라는 질문도 종종 받아요."

- 취중토크를 하고 싶었다고 들었어요.
"캐주얼하게 얘기하면서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자리 같아요."

- 평소 다이어트를 하는 편인가요.
"지난해 '맨즈헬스'라는 월간지 표지 커버를 찍었어요. 10개월 동안 몸을 만들었어요. 두 달 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죠. 그때 충격받아서 다이어트 안 해요. 그냥 행복하게 살래요.(웃음)"
[취중Dol①] 헨리 "전 여친 두고 한국행…인생에서 가장 후회"

- 가수 활동보다 예능이 잦았어요.
"옛날엔 예능 나올 때는 예능만 했는데 요즘엔 최대한 음악 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해요."

- 23일에 신곡이 나왔어요.
"제목이 '끌리는 대로'예요. 인생은 '끌리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음식을 '먹고 싶은 대로'예요. 이번 노래를 통해 대중들이 못 봤던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될 것 같아요. 음악 장르도 기존에 했던 스타일도 아녜요.“

- 신곡에 나플라라는 래퍼가 참여했어요.
"진짜 잘하는 래퍼예요. '언더그라운드의 신'이죠. 옛날부터 나플라 팬이었어요. SNS에 영상 조금만 올라와도 계속 찾아봤어요. 곡을 만들고 랩을 넣어야 하는데 '누굴 선택하지?' 생각하다가 나플라가 갑자기 떠올랐어요. 수소문해서 집에 초대했고, 인사하면서 '끌리는 대로'를 들려줬어요. 나플라는 음악 듣고 그 자리에서 랩 메이킹을 했어요. 곧장 녹음실에 들어갔고 단 한 번에 끝냈죠. 저를 좋게 봐주고 작업에 참여해줘서 정말 감사해요. 인디 래퍼들은 대중음악을 안 한다는 인식이 바뀌었어요."

- '끌리는 대로'는 어떻게 쓴 곡인가요.
"스토리가 있는 노래예요. 오랫동안 여자를 안 사귀었어요. 한 번은 어떤 여자와 잘 될 뻔했지만, 그분이 저에게 상처를 줬어요. 그날 상처받아서 '너 없이도 괜찮아. 그리고 나는 이제 너 없이 끌리는 대로 할꺼야'라는 마음을 썼어요."

- 노래에 만족하나요.
"항상 작업하면 만족해요. 근데 한 달 지나고 다시 들으면 '왜 이렇게 했지'라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지금은 정말 좋아요."

- '그리워요'는 예능에서 선보였다가 음원까지 냈어요. 반응도 좋았고요.
"방송과 음원과 별 차이가 없어요. 가사만 조금 변경했어요. 사람들이 이 노래를 좋아할 거라고 상상을 못 했어요. 그때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 전 여자 친구에 대한 얘기라고 들었어요.
"제가 여자 한 명만 7년 동안 사귀었고 9년 동안 여자 친구가 없었어요. 어느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했는데 '헨리 게이래' '거짓말 하지 마'라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친구들과 잘 놀고 썸도 가끔 타는데 사람들이 오해하더라고요. 이참에 얘기하고 싶어요. 여자 좋아하고요. 잘 놀아요.(웃음)"

- '그리워요' 담긴 여자 친구는 어떤 사람인가요.
"캐나다에서 만난 한국 교포였어요. 근데 제가 한국어를 더 잘했어요.(웃음) 그녀는 헤어진 뒤 저를 몇 년 동안 안 만나줬어요. 갑자기 '우리는 친구도 될 수 없는 사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결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그리워요'를 썼죠."

- 충격받았겠어요.
"충격보다 이해했어요. 왜 그동안 연락을 안 했는지 알게 돼서요."

- 아직도 잊지 못했나요.
"다른 여자를 못 만나고 있으니까 아직 이 여자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은 꿈에 나와요. 평소에 생각을 안 하는데도 꿈에 나오더라고요. 한 번은 전문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한국어를 못해서 포기했어요.(웃음)"

- 언제 헤어졌나요.
"한국 오고 나서 1년 후에 헤어졌어요."

[취중Dol①] 헨리 "전 여친 두고 한국행…인생에서 가장 후회"
- '사랑 좀 하고 싶어'는 정말 사랑이 하고 싶어서 쓴 곡인가요.
"네. 진짜 사랑을 하고 싶었어요. 근데 어떤 여성과 잘 되려고 했는데 상처를 받은 거예요. 그래서 '끌리는 대로'를 쓴 거죠. 최대한 노래에 내 이야기를 많이 담으려고 해요."

-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옛날엔 대중들이 제 음악 스타일을 안 좋아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트렌드를 따라 했어요. '그리워요' 같이 즉흥적으로 재밌게 하는 음악 스타일이에요. '그리워요'를 다들 좋아하시니까 이제부턴 내 스타일의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 최근에 계속 음악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예전엔 회사와 생각 차이가 있었어요. 회사와 아티스트와 100% 맞을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제 10년 차 되니까 대화가 가능해요. 제가 곡을 써서 회사에 넘기는 편이에요. 너무 많이 써서 매니저와 레이블이 피곤해해요. 스태프들이 안 미워했으면 좋겠어요.(웃음)"

- 아티스트로서 목표가 있나요.
"다양 예술을 하는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어떤 가수는 음악만 하는데 전 음악·연기 다 인정받고 싶어요. 나중엔 일반적인 콘서트가 아닌 오케스트라도 있고 춤도 추고 신나는 노래 하다가 피아노 연주하는 멀티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연령층도 폭넓게 초대하고 싶고요."

- 언제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딱 2년만 주면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도 할 수 있는데 레퍼토리가 없어요. 팬들이 요청이 많아서 중간에 작은 공연을 많이 열려고 해요."

- 한국엔 어떻게 왔나요.
"평범한 캐나다 고등학생이었어요.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이 토론토에서 열렸는데 한국인 친구가 저한테 꼭 오디션을 보라고 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한 번에 캐스팅됐어요."

- 왜 한 번에 뽑았을까요.
"회사가 속았어요. '중국 혼혈이니까 중국어 잘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사실 한국어도 중국어도 못했어요. 오로지 영어만 했어요. 한국에 데려와서 중국어를 해보라고 했는데 못해서 회사가 '멘붕'왔어요. 그날부터 매일 3~4시간씩 강남역 중국어 학원에 다녔어요. 신기한 건 한국어도 못하는데 중국어를 한국어로 배웠어요. '안녕하세요'는 '니하오' 이렇게. 둘 다 못해서 진도가 느렸어요.(웃음)"

- 언어를 빨리 습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국 처음 온 날 고아라를 봤어요. 제 인생에서 처음 보는 여자 연예인이었고, 정말 예뻤어요. 천사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한국어를 못해서 말을 못 걸었어요. 그때 한국어를 빨리 배워야겠다고 다짐했죠. 회사에 '언어 커플'이란 게 있는데 아라와 같이 매일 1~2시간씩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라와 한 대화를 노트에 다 적었어요. '밥'은 'bab'. 아라 영향을 많이 받아서 말투가 여성스러웠어요."

- 한국 온 걸 후회한 적 있나요.
"한국에 빨리 와서 연습하려고 고등학교를 3개월 일찍 졸업했어요. 정말 후회해요. 캐나다나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프롬'이라는 파티가 있어요. 여자와 남자가 같이 참석하는 파티인데, 그때 여자 친구와 갔으면 '프롬킹' '프롬퀸' 됐을 거예요. 자신 있었어요. 학교에서 우리 사귀고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었거든요. 전 한국에 있으니 참석할 수 없었어요. 여자 친구가 외롭다고 다른 남자랑 가도 되냐고 저에게 물었고, 안 내켰지만 괜찮다고 했어요. 근데 지금 결혼한 남자가 그때 만난 남자예요. 전 여자 친구가 잘못했다는 건 절대 아녜요.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 이해해요."

- 3개월 일찍 나오지 않았으면 달라졌을까요.
"인생에서 3개월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땐 그 3개월에 조바심을 냈던 것 같아요."

-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인가요.
"전반적으로 후회하지 않지만 가끔 후회할 때 있어요. 바빠지면 가족을 못 봐요. 얼마 전에 여동생이 3일 동안 한국에 왔는데 일했어요. 아주 잠깐 얼굴 봤어요. 그럴 때 가족들에게 미안해요."

- 연예인의 숙명이죠.
"옛날엔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이라서 정말 영광이죠. 그래서 희생이 따른다고 생각해요."

>> 2편에 계속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영상=박세완 기자 편집=민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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