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도미니카 WBC 우승 비결은 실속 엔트리와 인프라

입력 2013-03-21 07:02 수정 2013-03-21 07:5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도미니카 WBC 우승 비결은 실속 엔트리와 인프라


"조국을 대표하는 데 구단의 허락은 필요치 않다."(페르난도 로드니)

각국 리그의 정규시즌 개막 직전에야 대회가 마무리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는 골칫거리다. 부상 위험이 크다며 선수들의 출전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의 마무리 투수 로드니(탬파베이)는 구단의 의사와 상관 없이 이번 WBC 출전을 강행했다. '팀'보다는 '조국'이 먼저라는 생각이 기반이 됐다. 로드니는 이번 대회 7세이브·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1, 2회 WBC에서 화려한 전력과 달리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 '모래알 팀'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도미니카공화국이 3회 대회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게 된 배경 중 하나다.


▶이름값보다 내실을 택한 엔트리

도미니카공화국의 전승 우승 비결은 이전 대회와 달라진 엔트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1회 대회에서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데이빗 오티즈(보스턴), 2회 때 호세 바티스타(토론토)·페드로 마르티네스(은퇴) 등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스타들이 모두 참여했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선 내실 있는 엔트리로 대회를 준비했다.

20일 푸에르토리코와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한 사무엘 데두노(30)는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한 B급 투수다. 그만큼 마운드가 얇았지만 데두도는 5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데두노처럼 선수들이 맡은 바 역할을 모두 충실히 수행하며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했다. 1번타자 호세 레이예스(토론토)를 시작으로 중심타선의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와 에드윈 엔카나시온(토론토)·헨리 라미레즈(LA 다저스), 하위타순의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까지 모두 제몫을 다했다. 타율 0.469(32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한 카노는 대회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의 젖줄 도미니카공화국

도미니카공화국은 메이저리그의 기반을 이루는 젖줄이다. 지난해까지 역대 563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해 푸에르토리코(234명)와 베네수엘라(286명)를 압도했다. 2012시즌 개막전을 기준으로 95명의 선수가 로스터에 이름을 올려 미국 외 국가 중 최다(2위 베네수엘라 66명)를 기록했다.

1980년대 메이저리그 팀들은 도미니카공화국에 야구 아카데미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현재 모든 팀이 도미니카공화국 소재의 아카데미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애틀이 700만 달러(78억원)를 투자해 현지에 새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경제력이 약한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야구는 '꿈'이다. 포브스는 20일(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의 야구 발전 요인은 활기를 잃어버린 경제 상황과 탄탄한 야구 기반 시설'이라고 규정하며 '도미니카공화국이 2012년 수출 부문에서 세계 97위에 머물렀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을 합치면 이 순위는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WBC에 출전한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올 시즌 총 연봉은 1억459만달러(1167억원)에 이른다. 포브스는 '메이저리그로의 선수 수출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