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최초로 국내에서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2일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1000만 315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 개봉 이후 46일 만이다. 외화로는 '아바타'(09)(1362만 2637명) 이후 두 번째로 천만관객 타이틀을 달았다.
흥행성적은 돈으로 직결된다. 영화관계자들은 "'겨울왕국'으로 매출 1000억이 눈앞에 보인다"고 말한다. '겨울왕국'이 과연 국내에서 얼마나 매출을 올릴 지 계산기를 두드려 봤다.
▶극장매출만 벌써 800억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지난 1일까지 국내 극장에서 누적매출액 797억 7893만 9700원을 기록했다. 이전 국내 개봉 애니매이션 중 최고 누적 매출액을 기록한 '쿵푸팬더2'(누적관객수 506만명 2722명·누적매출액 442억)을 가뿐히 뛰어 넘는 수치다.
미국의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전 세계 52개국에서 개봉해 9억8000만 달러(한화 1조 461억 5000만원)의 수입을 벌어들였다. 이 중 한국에서 올린 극장매출만 7200만 달러(한화 797억 7893만원)다. 특히 디즈니는 전 세계에 자사 배급사를 소유하고 있다. 겨울왕국의 한국 배급사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한국 배급사에게 나눠주는 수수료없이 7200만 달러가 온전히 디즈니의 수익이 되는 셈이다. 3억 8410만 달러(4100억 2675만원)를 벌어드린 북미지역을 제외한 해외 흥행에선 한국이 선두다. 영국·독일·프랑스 등이 뒤를 따른다. 미국의 영화 티켓가가 8.19 달러·프랑스 8.40 달러·독일 9.99 달러·영국은 11.44 달러인 것에 비해 한국 극장의 티켓가격은 6.79 달러다. 티켓가격과 인구수를 비교해 보면 한국의 매출은 엄청난 수준이다.
▶출판계도 '겨울왕국' 특수…인형은 200만원 거래
영화관에서 올리는 매출 말고도 부가가치 수입도 엄청나다. 특히 OST 시장에서의 돌풍이 가장 무섭다. 타이틀곡 '렛 잇 고'는 음원 발매 직후 영화 OST로는 이례적으로 각종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2위를 기록했다. OST를 판매하는 유니버셜뮤직코리아에 따르면 겨울왕국 음반은 지난달 28일 기준 6만6000장이 판매 됐다. 앨범의 장당 가격은 1만8200원으로, 음반 매출액만 약 12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레미제라블'의 9억원 매출(음반 5만장+음원)을 가뿐히 따돌렸다. 출판시장에서도 돈벌이가 짭짤하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도서 분야에서 '겨울왕국' 관련 상품이 40종 이상이고, '겨울왕국' 관련 도서는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6권이나 진입해 있다. 영어 원서와 워크북·오디오북도 영어도서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옥션도 "지난달 26일부터 '겨울왕국' 그림책·스티커북·애니메이션북 등의 판매 매출이 개봉 전보다 5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겨울왕국' 관련 캐릭터 상품 역시 낼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겨울왕국'이 개봉하면서 주인공 인형과 어린이 드레스 매출이 179%나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11번가 역시 "인형·아동용 잠옷·색칠용 책 등 '겨울왕국' 캐릭터 상품 매출액이 개봉 전보다 무려 18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10일 디즈니에서 판매한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의 한정판(5000개) 인형은 판매가 시작하자마자 품절됐다. 중고사이트나 오픈마켓에서는 원래 가격(10만원)의 스무배가 넘는 200만원 대 까지 거래가 되고 있다.
3일부터는 '겨울왕국' 유료방송 다시보기 (VOD) 서비스도 시작된다. 또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OST를 따라부를 수 있는 '겨울왕국' 싱어롱(Sing-Along)버전까지 6일 개봉된다. 업계관계자들은 "'겨울왕국'매출 1000억 돌파는 확실하다. 영화로 어떻게 다양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절정의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