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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 "개그맨 반대한 아버지, 내 월급 확인 후 극찬"

입력 2012-12-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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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 "개그맨 반대한 아버지, 내 월급 확인 후 극찬"


'황현희PD의 소비자 고발' '남성인권보장위원회' '불편한 진실' '멘붕스쿨' 등 내놓는 코너마다 대박을 터뜨린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대박 코너의 중심에는 늘 개그맨 황현희(32)가 있다.

지난 2004년 KBS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황현희는 8년 동안 몸개그, 바보 분장 한 번 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배꼽을 간지럽게 했다. 게다가 '조사하면 다 나와'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사실이야? 진짜야?' 등의 일상적인 문장에 톤과 억양 변화를 줘 유행어로 만들어 버렸다.

실제 법대 출신인데다 프로그램에서 의사·PD·검사·선생님 등 '위엄있는' 역할을 맡은 것이 더해져 '똑똑한 개그맨' 타이틀까지 얻은 '개콘' 서열 4위 황현희를 만났다.


-'개콘'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투어 공연을 할 때 망가지는 캐릭터를 맡았다. 몸개그를 시도했는데 보는 분들이 안타까워하시더라. 그래서 '어떻게 하면 대중이 웃을까'에 대해 늘 고민한다."

-인기 코너를 많이 만든 비결은.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재미있는 멘트도 코너 구성원들이 적절히 나눠해야 재미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새 코너를 만들 때마다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사람들과 팀을 이룬다. 친한 사람들과 새 코너를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니까."

-만들었던 코너들을 보면 사회 비판적 요소가 꼭 있더라.

"의도한 것은 아니다. 남녀관계를 소재로 삼을 때도 많다.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다룰 때 흥미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시사를 풍자하기엔 내공이 부족하다. 내공을 쌓아서 50대쯤 시사풍자 개그에 도전해보고 싶다."

-코너 구성 법칙도 있나.

"내가 서 있으면 나보다 키 큰 사람을 모두 앉힌다. 반대로 내가 앉으면 키 큰 사람들을 세운다. 내 키가 170cm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하하. 평상시엔 상관 없지만 무대에선 작아보이고 싶지 않다."

황현희 "개그맨 반대한 아버지, 내 월급 확인 후 극찬"


-데뷔 계기는.

"지난 2001년 코미디 극단 '전유성의 코미디 시장'에 작가로 입단했다. 이후 신봉선·안상태·박휘순·김대범 등과 함께 생활하며 무대 전반적인 것을 익혔다. 어느날 개그맨 한 명이 안 왔는데 대사를 아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직접 무대에 섰다. 근데 관객들이 재밌어하더라. 그 때부터 개그맨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개그맨 시험은 몇 번 만에 붙은 건가.

"한 번에 붙었다. 공무원 시험은 3~4번 떨어졌는데 개그맨 시험은 단번에 합격했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떨어졌나보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아버지는 TV 채널을 돌리는 도중 '개콘-춤추는 대수사선'에 나온 내 모습을 보고 아셨다. 그날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났다. '관두라'는 말을 수백번 하셨는데 내 월급이 아버지의 월급을 뛰어넘는 순간 그 말이 쏙 들어갔다. 이제는 내 자랑을 하도 하셔서 '자랑 좀 그만 하세요'라고 말씀 드릴 정도다."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시니컬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코너에서 진지한 캐릭터를 맡아서 그런가보다. 사인 요청이 들어오면 신이나서 해드린다. 그럴 때마다 '거절할 것 같았는데 의외네요'라는 말을 하더라.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다."

-존경하는 선배는.

"현재 '개콘' 내에 선배는 김준호·김대희·박성호 세 명인데 박성호 선배가 가장 편하고 좋다. 원래 선배와 코너를 안 하는데 유일하게 함께 한 선배이기도 하다. 선배는 캐릭터 연기의 최강자다."

-이상형은.

"내조를 잘 할 수 있는 현명한 여성이 좋다."

-MC를 꿈꾸고 있진 않나.

"지금은 개그 코너를 짜는 게 더 좋다. 개그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물론 개그 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거다."

한제희 기자 jaehee1205@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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