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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반중정서 자극? 사드 추가배치·외국인 건보료 숟가락론

입력 2022-02-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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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설 연휴 동안 사드를 추가배치하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이른바 '외국인 건강보험료 숟가락론'을 잇따라 제기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반중정서를 자극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고, 후보들간의 공방도 벌어졌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후보 단일화 없이 승리하겠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이른바 '자강론'에 무게를 싣고 있죠? 혼자 힘으로 승리하려면, 지지율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줘야 합니다. 윤 후보가 설 연휴 기간 꺼내든 카드 '보수진영 결집'입니다. 주무기는 '안보'였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일) : 사드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습니다.]

사드를 추가배치하겠다는 건데요. 앞서 윤 후보는 선제타격론을 주장하기도 했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일) : 방어용 무기를 구축하는 것을 전쟁광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건 안보를 포기한 것입니다. 전쟁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는 사람들은 국가안보와 국정을 담당할 자세가 안 되어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사드 배치.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민감한 사항이란 겁니다. 중국 정부에선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혹독한 경제 보복을 당했었죠. 윤 후보도 이를 모를 리 없습니다. 중국에도 할 말은 하겠다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셈법이 있는 걸까요? 우연찮게도 설 연휴 동안, 윤 후보는 직접 '중국'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외국인 건강보험료 숟가락론'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음성대역) :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돼 있으며, 이 중 6명이 피부양자였습니다.]

외국인의 피부양자 등록요건을 강화하겠다는 건데요. 굳이 콕 집어 중국인을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앞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 정책을 비판하며, 이런 말도 했었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8일) : 현 정부가 굉장히 중국 편향적인 이런 정책을 써 왔습니다마는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의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합니다. 중국의 청년들의 대부분이 또 한국을 싫어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당장 민주당에선 선거를 위해 반중 정서를 자극한 게 아니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한마디로 '극우 포퓰리즘'이란 지적인데요. "나치의 말로를 보라", "짝퉁 트럼프다"라는 겁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중국과 한국, 한중관계를 갈라치기 하는 일종의 저는, 고도의 대선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닮았다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짝퉁 트럼프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대단히 정치지도자로서는 절대 선택하지 말아야 될 눈앞의 표만 생각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도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트럼프식 갈라치기 정치로는 국민 통합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겁니다.

[이상돈/전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2일)) : 불만이 있던 계층을 갖다가 끌어오는 전략을 쓰는 거죠. 이게 말하자면 트럼프가 했던 건데, 사실 미국에서 트럼프가 그런 선거운동하는 걸 보고서 저거 저렇게 해서 당선이 되겠냐 그랬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당선이 됐잖아요. (아니, 그런데 당선되고 나서.) 당선되고 나서 완전히 4년 동안 우리가 다 본 거죠. (국론이) 완전히 분열된 거죠. 그런 것을 참 배워올 게 없어서 그런 걸 배워왔나 하는 면에서 좀 씁쓸합니다.]

외국인 건보 재정은 흑자라는 '팩트체크'도 이어졌는데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냈던 건보료를 언급하며, 역공에도 나섰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년 동안 흑자냐 적자냐를 분석해 보면 흑자입니다. 4년 동안 1조 5천억 정도를 흑자를 봤고요. 적자를 봤던 건 내국인들입니다. 예를 들어서 60억 대 자산가였던 김건희 씨가 건보료를 7만 원을 냈습니다. 반면에 외국인 가입자들이 평균 11만 3천 원을 냈어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가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CBS '한판승부' / 어제) : 중국 정부 자극하면 국내 기업들이 어떤 일이 벌어지겠어요? 지금 이미 주식시장하고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게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벌써. 중국 관련 기업들이 주가가 떨어지던데.]

다만, 설 연휴 동안 주식 시장도 휴장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비판을 할 때도 기본적인 팩트체크는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야 말에 힘이 실리겠죠. 사드가 S가 아닌 T로 시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설 차례상에 '진영 논리'만 올릴 순 없는 노릇입니다. 윤 후보, 전통적인 명절맞이 모습도 연출했는데요. 전통시장을 찾아 먹방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후보 옆이 허전해 보입니다. 보통 정치인들이 전통시장을 찾으면, 배우자와 함께하곤 하는데요. 윤 후보는 '나홀로' 시장을 돈 겁니다. 아무래도 김건희 씨의 이른바 '무속 논란'이 부담이 된 듯하죠. 여론의 추이를 보며,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데요. 글쎄요. 언론 보도만 따지면, 이미 등판한 거나 마찬가집니다. 김 씨의 잠행에도 개신교계에선 연일 비판 성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학대 교수들까지 나섰는데요. "정치가와 종교인들이 주술에 휘둘리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직면하며 개탄스런 심정이다" 날을 세웠습니다. 한마디로 '점술 농단'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보수 개신교계도 비판에 동참했는데요. '거친 말'을 그대로 쏟아냈습니다.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지난달 17일 / 화면출처: 유튜브 '너알아TV') : 윤석열 마누라는 뭐 뭐 뭐 도사님이 뭐 했다고 뭐. 예라 이 XXXX. 빨리 회개해. 회개하란 말이야.]

배우자의 빈자리. 설 같은 민심 대목엔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요. 그 역할을 대신하고 나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준석 대표입니다. 이 대표는 '나홀로' 호남 일정을 소화 중인데요. 윤 후보의 호남득표율 20%를 목표로 삼았죠? 설날 당일 무등산에 오르는가 하면, 오늘부터는 전남의 다도해를 돌며 민심 청취에 돌입했습니다. 5년 전 대선 때, 김정숙 여사를 보는 듯한데요. 김 여사도 전남의 낙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한표를 호소했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대표는 자기 정치에 대한 계산도 어느 정도 깔려 있겠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26일) : 실제로 제가 그래서 표현하기를 여수, 순천 그리고 제주 4·3의 아픔을 가지신 분들은 항상 가슴에 동백꽃 배지를 달고 다니십니다. 동백꽃의 아픔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더 이상 아파하지 않도록 저희 국민의힘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당 대표 입장이어서일까요? 이 대표의 '권력 의지', 누구보다도 잘 읽고 있는 분이죠.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틈 벌리기'에 나섰습니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이 대표는 "팽 당할거다" 주문을 외웠습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친위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송 대표는 같은 이유로 이 분의 '팽'도 예언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김종인 위원장의 그런 경제 철학을 윤석열 후보가 수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거용 이슈로 쓸 수 있지만 끝나고 나면 다 팽 당할 것입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요즘 민주당이 잔뜩 공을 들이고 있죠. 송 대표가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JTBC '뉴스룸' /어제) : 특정 편의 선거 운동의 개념이 아니라 이 위기 상황에 빠져있는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좋은 충고와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에 대한 긍정적인 답이 있었습니다.]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이번 대선에서 과거 JP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김 전 위원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대선 승리가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도 윤 후보가 설 인사차, 안부 전화를 넣었다고 하는데요. 국민의힘 선대위가 해체된 뒤 첫 통화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정권교체 당위성을 여러 차례 설파해오신 김종인 위원장이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위원장께서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정치적 행보라든지 이런 것을 하실 생각이 없을 겁니다.]

몸값이 한껏 높아진 김 전 위원장.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민주당의 역할이 컸죠. 민주당에게 묘수일까요? 패착일까요?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인 만큼, 일단은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 갈수록 여야의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이기기 위한 표계산만 앞세워선 안되겠죠.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영화 '킹메이커' : 어떻게 이기는지가 아니고 왜 이겨야 하는지가 중요한 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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