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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화 응대 소방관 인사 파장 확산

입력 2011-12-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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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화 응대 소방관 인사 파장 확산


경기도 "전화응대 규정위반" vs.네티즌 "목소리 못알아봐 보복당했다"
도청 홈페이지 다운ㆍ인터넷 검색 1위ㆍ패러디봇물
해당 소방관 2명 징계 안할 방침


경기도가 김문수 지사의 전화를 잘못받은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 소방관 2명을 응급전화응대 근무규정 위반으로 다른 소방서로 인사조치한 것에 대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해당 소방관이 명백히 근무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인사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여론은 도지사 목소리를 못 알아봐 좌천시킨 '보복성 인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김 지사의 전화를 받았던 소방관은 29일 새벽 직접 사과의 글을 올리고 파문확산이 안 되기를 바란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경기도청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김문수 지사와 소방관이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서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 "규정 위반은 사실인데"...난감한 경기도

소방관 문책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나서 인터넷에 김 지사와 경기도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29일 "언론보도가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에 나섰다.

소방재난본부는 "해당 소방관 2명은 응급전화 응대와 관련, 근무규정 위반으로 인사조치를 받은 것이지 도지사의 전화를 잘못 받아 문책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응급전화 매뉴얼인 '소방공무원 재난현장 표준작전 절차'에는 상황실 근무자는 119전화 신고 접수 시 먼저 자신의 관등성명을 밝히고 신고내용을 성실히 응대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상황실 근무자는 모든 신고전화에 대해 장난전화 여부를 마음대로 판단해 응대하는 것을 금기로 여기고 있는데 오모ㆍ윤모 소방관이 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게 소방본부의 설명이다.

특히 남양주소방서에서는 2009년 2월 71살의 노인이 친구와 술을 마시고 길을 잘못 들어 비닐하우스가 집단으로 들어선 벌판에서 헤매다 119에 구조신호를 했으나, 상황실 근무자가 장난전화로 여겨 구급차가 출동하지 않아 노인이 결국 동사하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도와 소방재난본부는 이런 일이 더 발생해 시민이 피해를 보면 안된다면서 김 지사의 전화에 제대로 응대하지 않은 소방관 2명을 가평ㆍ포천 소방서로 인사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도 소방재난본부의 한 관계자는 "상황실 근무자는 도지사가 아니라 일반시민이 장난전화를 했더라도 그것이 사실일 수 있다는 가정하에 성실히 응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파문이 이틀째 이어지자 애초 두 소방관에게 내리기로 한 징계는 않기로 했으나 인사조치는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가 소방관 3교대 근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등 소방관들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면서 "통화내역을 유출한 소방관도 징계대상이나 자꾸 소방본부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지사는 도소방본부가 행정부지사 결재를 거쳐올린 두 소방관에 대한 징계건의에 대해 "징계는 하지 말고 친절교육을 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경기도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시ㆍ군 상황실, 2본부 상황실, 소방본부 상황실로 나뉘어 운영되는 재난상황 지휘보고체계를 내년부터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 확산하는 소방관 인사조치 파문..네티즌 비난 봇물

규정위반으로 인사조치했다는 경기도의 항변에도 불구, 인터넷에는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를 비난하는 글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날 새벽 김 지사의 전화를 받은 당사자인 오모 소방관이 실명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데 대해서도 "강요에 의해 사과한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파장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5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노00'씨는 "소방관들은 자기 일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목소리만으로 도지사인 줄 몰랐던 것이 죄가 됩니까?"라고 반문하면서 "도지사의 행위가 장난전화와 다를 바가 무엇인지, 이번 일로 소방관들께 누를 끼친 도지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00'씨는 "경기도지사라는 권위주의에 빠진 작자의 행태에 화가 납니다. 전화 응대를 제대로 하신 두 분은 원대 복귀시켜 주시고 우수 소방관으로 시상 한 번 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

'길00'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경기도민은 김문수 지사에게 마음대로 칼 휘둘러도 좋다는 허락 한 적 없다. 도민으로부터 위임 받고 있는 권한을, 힘없는 소방관에게 칼을 휘둘러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이번 논란이 대학생 인기검색어 1위, 핫토픽 키워드 1위에 올랐고 김문수와 경기도청은 실시간 검색 2ㆍ3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청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날 새벽부터 경기도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돼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는 김 지사와 소방관의 통화내용을 패러디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소방관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항의성 메일과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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