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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계선 지능 학생 현황 보고하라"…도의원 황당 요구에 '학교 발칵'

입력 2024-10-21 19:40 수정 2024-10-21 21:24

진단 위해선 수십만 원 '지능 검사' 필요
"경계선 지능 학생 0명" 보고한 학교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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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위해선 수십만 원 '지능 검사' 필요
"경계선 지능 학생 0명" 보고한 학교 쏟아져

[앵커]

어딘지 모르게 느리고, 뒤처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지적 장애는 아니지만 발달이 다른 상태, '경계선 지능'이라고 합니다. 100명 중 14명은 이런 어려움을 겪지만, 공식 진단법은 없고 수십만원 드는 지능 검사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 도의원이 감사자료로 경계선 지능 학생 현황을 요구하면서 학교 현장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음 달 행정감사를 앞둔 경기도교육청에 도의원들 자료 요구가 쏟아집니다.

한 의원이 '경계선 지능' 학생 현황을 요구했습니다.

교육청은 지난 15일 도내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런 학생이 학교마다 몇 명인지 일반 학생과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공문을 받아 든 교사들은 당황했습니다.

[경기 모 중학교 교사 :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는 상태인 거죠. 학교에서는 아예 보고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경계선 지능인은 IQ가 70에서 85 사이로, 평균 지능에 못 미치지만 지적 장애는 아닌 범주의 사람들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경계'에 있습니다.

법적 기준도, 공식 진단법도 없어 개인이 수십만원이 드는 지능검사를 따로 받아야만 '추정'할 수 있습니다.

[김중훈/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회장 : 지능 검사 1명 수행하는 데 보통 3시간 또는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대도시는 한 학교에 1000명, 700~800명 있을 겁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거고요.]

단순히 지능 지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여러 방면에서 오랜 관찰이 필요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0명'이라고 보고한 학교들이 쏟아졌고 교육청은 4일 만에 취합을 중단했습니다.

해당 의원은 "경계선 지능인을 조기에 선별해 지원할 근거와 정책이 미비해 현황을 파악하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중훈/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회장 : 때로는 정책적인 제안이나, 지적하고 이슈화하는 게 그 아이를 돕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취지와 별개로 이해와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반일훈 / 영상편집 유형도 / 영상디자인 최석헌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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